'내가 이겼다' CJ레이싱 김동은이 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3전 슈퍼6000클래스에서 대역전 우승으로 샴페인을 터뜨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상하이=지피코리아)
외국인 레이서들의 질주를 막은 것은 패기의 김동은(24 · CJ레이싱)이었다. 차세대 에이스 김동은이 올 시즌 CJ 슈퍼레이스 첫 한국인 정상의 주인공이 됐다.
김동은은 7일 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3전 슈퍼6000클래스(배기량 6200cc, 8기통) 결선에서 5.451km 서킷을 총 18바퀴를 34분39초712에 주파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34분40초360의 팀 선배 황진우(31)와 34분48초199의 올 시즌 종합 1위 팀 베르그마이스터(40 · 아트라스BX)를 제쳤다. 지난 2013년 개막전 이후 2년 만의 정상이다.
특히 CJ 슈퍼레이스는 3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인 선수가 우승했다. 4월 전남 영암 개막전에서는 독일 출신 베르그마이스터가, 지난달 중국 광둥 2전에서는 일본인 레이서 (엑스타레이싱)가 정상의 영광을 안았다.
짜릿한 대역전 우승이었다. 예선에서 4위로 결선에서 네 번째로 출발한 김동은은 초중반 레이스에서 4위를 유지했다. 선두 경쟁은 전날 예선 1위 베르그마이스터와 3위 황진우가 펼쳤다.
황진우는 9바퀴째에서 베르그마이스터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겠다"고 했던 황진우의 다짐이 이뤄지는 듯했다.
'역전이다' 김동은의 스톡카가 7일 레이스에서 팀 베르그마이스터를 제치고 있다.(상하이=지피코리아)
하지만 패기로 똘똘 뭉친 김동은의 역주가 더 빨랐다. 이데 유지를 따돌리고 3위로 올라섰던 김동은은 11바퀴째 베르그마이스터까지 제치면서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황진우와 함께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던 김동은은 막판 마침내 1위로 올라섰다. 17바퀴째 코너에서 선배 황진우보다 앞서면서 극적인 역전에 성공한 것. 황진우도 마지막 18랩에서 선두 탈환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김동은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황진우는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팀이 1, 2위를 차지한 데 만족해야 했다. 베르그마이스터는 80kg의 핸디캡을 이겨내지 못했지만 3위로 3전 연속 포디움에 오르며 여전한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김동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과 경쟁을 펼쳐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또 한국 모터스포츠의 세대가 바뀔 것이라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침내 우승을 차지하면서 김동은은 자신의 공언을 지켜냈다.
'영광의 수상자들' CJ레이싱 김의수 감독, 황진우, 김동은(왼쪽부터)과 아트라스BX 팀 베르그마이스터(오른쪽) 등이 포디움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상하이=슈퍼레이스)
사실 김동은은 어린 나이지만 경력은 어리지 않다. 만 4살부터 카트를 시작해 모터스포츠 입문 20년째다. 일찌감치 한국 모터스포츠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동은은 "어릴 때부터 모터스포츠를 접해 경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기 후 김동은은 "예전부터 접전 때 진우 형은 내가 생각한 것을 뛰어넘은 레이스를 펼쳤다"면서 "이번 예선 때도 진우 형의 뒤에서 레이스 운영 등을 배웠는데 결선에서 추월하면서도 많은 것을 빼먹었다"고 웃었다.
황진우는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길 원하고 얼마든지 (노하우를) 뺏길 용의가 있다"면서 "우승을 놓쳐 아쉽지만 팀이 1, 2위를 차지해 기분이 좋고, 감사한다"고 역시 흔쾌히 웃었다. 한국 모터스포츠의 세대 교체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레이스였다.
CJ 슈퍼레이스의 제 4전은 다음 달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펼쳐진다. '한, 중, 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의 국제 대회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