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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 격리 순창 주민 "순창 농산물, 택배도 거절…"

보건/의료

    통째 격리 순창 주민 "순창 농산물, 택배도 거절…"

     


    -통행금지로 노모와 생이별, 전화로 안부물어
    -생업 포기할 판, 외부 일꾼도 오길 꺼려
    -농산품 택배주문 취소 속출, 감정 격화
    -정부 분통, 가래로 막을 걸 포크레인으로도…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 (순창군민)

    메르스 사태로 전국이 불안에 휩싸인 상황이죠. 그런데 마을 전체가 통째로 격리 조치를 당한 지역도 있습니다. 바로 지난 4일,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70대 여성이 거주한 전북 순창군의 한 마을인데요. 이동이 차단된 불편함은 둘째 치더라도 마을 주민들을 바라보는 외부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더욱 상처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순창군 거주 주민을 연결해서 억울한 심경을 직접 들어보죠. 인터뷰 대상 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어머니, 나와계시죠?

    ◆ ○○○>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제가 듣기로 지금 마을이 두 부분으로 나눠서 통제되고 있다면서요?

    ◆ ○○○> 예, 마을이 지금 전체적으로 격리통제를 받다가 마을 안쪽과 마을 바깥쪽이 있는데요. 마을 안쪽은 현재 지금도 통제 상태고. 마을 바깥쪽은 어제 새벽 5시 반 기준으로 해제를 받았어요.

    ◇ 박재홍> 그러면 이제 지금은 자유롭게 통행이 가능해지신 거네요, 어머니는?

    ◆ ○○○> 그렇죠. 통행은 가능하죠.

    ◇ 박재홍> 그러면 부모님인 어르신들도 함께 거주하고 계신 건가요?

    ◆ ○○○> 아니요. 부모님은 마을 안쪽에 거주하고 계세요.

    ◇ 박재홍> 그러면 떨어져서 살고 계신 거잖아요. 부모님은 여전히 격리가 돼 있는 상태고요.

    ◆ ○○○> 네, 그렇죠. 확진 받으신 환자분이 워낙 많은 분을 만나셨다는 이유로 지금 마을 전체를 통제를 한다고 얘기를 하고 계셔서, 저희는 그것 때문에 통제를 받고 있다고 얘기를 들었어요.

    ◇ 박재홍> 무엇보다 또 마을 안에 어머니가 계시니까 더 불안하시겠어요.

    ◆ ○○○> 그러니까요. 연세 드신 분이 혼자 계시는데 무엇보다도 (진지를) 잘 해 드시는지 그런 부분을 매일 전화를 해서 체크하거든요. 그래도 어쨌든 제가 눈으로 가서 보는 거하고,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전화통화만 하는 거하고는 좀 다르죠.

    ◇ 박재홍> 그러니까요. 전화통화로는 무슨 말씀하시나요?

    ◆ ○○○> 주무실 때 항상 따뜻하게 주무시고 잘 씻으시고. 그리고 항상 마스크 착용하고 계시고, 들어오는 보건소 직원한테 부탁을 하면 드실 것을 전달해 주니까 항상 체크를 해서 그런 부분을 물어보고 있어요, 드실 건 있는지요.

    ◇ 박재홍> 생필품 공급 이런 부분들이죠.

    ◆ ○○○> 그리고 주무시고 나서 몸에 이상은 없는지 여쭤보고 있고요.

    ◇ 박재홍> 그런데 생업하시는 분들은 지금 수확철이기도 하고 그렇다면서요. 아예 일을 못하신다고 들었는데요.

    ◆ ○○○> 네. 일단은 바깥에 나가지를 못하시니까 생업을 포기하신 상태고요. 외부에서 일하실 분들이 들어오셔야 되는데 들어오시지 못하는 상태고요. 허용이 된다 하더라도 들어오는 걸 꺼리시는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래요. 메르스 확진자가 있었던 마을이라는 말들 때문에.

    ◆ ○○○> 그렇죠. 그것 때문에.

    ◇ 박재홍> 진짜 걱정이 많네요. 그러면 지금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업종이 뭔가요?

    ◆ ○○○> 농사 관련돼서 타격이 큰 건 저희가 인터넷 등으로 개별판매를 하는데 농산물 택배 취소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이미 순창군에서 재배되는 것에 대해서 도시분들이 꺼려하셔서 주문을 했다가 취소하는 건들이 지금 속속 발생되고 있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가장 큰 애로점인 것 같아요.

    순창 고립 (메르스 양성반응 환자가 나오면서 통째로 차단된 전북 순창군 순창읍의 한 마을 입구에 경찰 순찰차와 방역 요원들이 진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박재홍> 농산물 택배도 안 받아요?

    ◆ ○○○> 네. 농산물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있는 것도 아닌데. 순창 것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농산물을 거부해서 농민들은 너무 속이 타요.

    ◇ 박재홍> 참 마을 분위기가 굉장히 안 좋겠어요. 제가 사진으로 보니까 마을 입구에 경찰차가 딱 막아서고 있고 ‘통제합니다.’ 이렇게 써 붙여 있던데요. 굉장히 마을 분위기도 안 좋겠어요?

    ◆ ○○○> 안 좋죠. 지금 메르스에 전염된다는 그런 불안감보다 보여지는 시선이나 그런 것 때문에 좀 감정들이 약한 격해진 상황이기는 해요.

    ◇ 박재홍> 어떤 감정이 격해졌나요? 정부를 향한 원망, 이런 것도 있습니까?

    ◆ ○○○> 어떻게 보면 한 사람 통제를 못한 것 때문에 지금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 할머님 한 분이 이동한 것에 대해서 저희 쪽의 보건당국에 연락만 취해줬어도.. 정말 호미로 막을 일을 지금 포클레인으로도 못 막고 있으니까 정말 답답한 노릇이에요.

    ◇ 박재홍> 그래요. 지금 얼마나 힘드시면 그런 말씀을 하실까요? 마을 바깥 분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낀다는 말씀도 들었는데요. 예를 들면 어떤 사례들이 있을까요?

    ◆ ○○○> 일단 환자가 발생한 마을에 사니까 저 같은 경우는 통행이 자유로운데도 바깥에 나가는 걸 저부터 좀 꺼리고 있어요. ‘아니, 저 마을 사람이 돌아다니네?’ 그렇게 보여지는 것도 있고요. 그래서 아이들 같은 경우도 그 마을에 산다는 이유로 조금 멀리하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래요. 전북 순창군이면 굉장히 인심도 좋은 곳인데.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마을과 마을끼리도 굉장히 서먹서먹해지고.

    ◆ ○○○> 그렇죠. 저희는 지금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래요. 지금은 저희 마을의 문제기도 하지만 멀리 보면 저희 군의 문제이기도 하거든요. 지금 외부 마을분들도 솔직히 다 외출을 삼가고 있다고 들었어요. 서로 조심하자 해서 전혀 외출을 안 하신다고 하고요. 식당을 가더라도 손님이 겨우 한 테이블 있을 정도고요, 그리고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 박재홍> 오히려 밖에서 돌아다니는 분들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네요?

    ◆ ○○○> 네. 서로 지금은 접촉을 안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시니까 각각 집에서 안 나오시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참 순창군마저도 이 메르스 때문에 안 좋은 그런 상황이 됐네요. 이렇게 되다 보니까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한 그런 아쉬움도 굉장히 많으실 것 같아요. 어떠십니까? 어느 점이 가장 답답하게 느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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