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사실을 신고하겠다는 말에 격분해 직장 동료를 살해한 중국 동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중국 동포 이모(42)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새벽 6시 25분쯤 송파구 방이동 양파 가공공장에서 직장 동료 A(64·여)씨와 B(55)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찰에서 "양파를 까던 중 A씨가 작업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욕설을 해 시비가 붙었고, B씨가 끼어들어 불법 체류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해 화가 나 찔렀다"고 진술했다.
흉기에 수차례 찔린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B씨도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작업장인 비닐하우스에서 자해 소동을 벌이며 경찰과 40여분 동안 대치하다 테이저건에 맞아 현장에서 체포됐다.
10년 전 한국으로 온 이씨는 해당 공장에서 1년 전부터 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나를 조선족이라고 멸시하고 약점을 잡아 괴롭혔다"는 이씨의 말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