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2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 프랑스와의 16강전에서 패한 뒤 팬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한축구협회)
프랑스를 만나 고개를 숙였지만 4년 뒤에는 프랑스에서 웃을 날을 기대한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프랑스에 0-3으로 졌다. 지소연마저 부상으로 빠진 세계 랭킹 18위의 한국이 넘기에는 세계 랭킹 3위의 강호 프랑스의 벽은 너무 높았다.
그러나 태극낭자들은 패배에도 박수를 받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두 번째 월드컵 출전 만에 사상 첫 승, 최초의 16강 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뤘기 때문이다.
여자축구 대표팀의 선전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여자축구는 월드컵 이전에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5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라는 업적을 이뤘다.
2008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FIFA U-17 여자월드컵 8강 달성 이후 2010 독일 U-20 여자월드컵 3위, 2010 트리니다드토바고 U-17 여자월드컵 우승, 2012 일본 U-20 여자월드컵 8강, 2014 캐나다 U-20 여자월드컵 8강 진출 등 FIFA가 주관한 연령별 대회에서 승승장구해왔다.
2014년 12월 기준으로 국내 여자축구 선수는 총 1765명. 8만명이 넘는 프랑스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축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선수들을 키워냈고 황금세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여자월드컵 16강 진출의 발판이기도 하다.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는 공격수 박은선과 골키퍼 김정미 등 2명에 불과했다. 모두 2003년 대회에서 뛰었다.
이제는 다르다. 앞으로 대표팀을 이끌어나갈 젊은 선수들이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
여자축구의 대들보는 지소연이다. 이번 대회에서 상대 팀의 집중 견제로 인해 페널티킥으로 1골을 넣는 데 그쳤지만 지소연은 세계의 인정을 받는 최정상급 선수다.
여기에 캡틴 조소현, 코스타리카전 헤딩골의 주인공 전가을, '택배' 크로스로 유명해진 강유미 등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윤덕여 감독은 프랑스전에서 이금민과 이소담 등 막내급 선수들에게도 월드컵 무대를 밟을 기회를 줬다. 더 멀리 내다본 것이다.
여자축구의 열악한 저변이 하루 아침에 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그러나 연령별 대회에 이어 성인 월드컵 대회까지 6회 연속 FIFA 주관 대회 조별리그를 통과한 여자축구의 저력을 확인한만큼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뒤따른다면 여자축구는 분명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 2019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 대회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