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은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이그룹 투포케이(24K)는 올해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지난 1월 데뷔 멤버 병호가 비밀 결혼 후 잠적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보란 듯이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4월 신곡 '오늘 예쁘네'를 공개한 투포케이는 무려 10주가 넘는 기간 동안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공중파, 케이블 음악 방송은 물론, 지방 도시를 순회하며 게릴라 콘서트를 열었고, 남자 중, 고등학교까지 찾아가는 이색 공연을 펼쳤다.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 다녔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병호가 빠진 빈자리는 새 멤버 진홍과 휘가 채웠다. 복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고, 팬 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투포케이가 목동 CBS사옥을 찾았다. 꽤 피곤해 보였던 멤버들은 우여곡절 끝에 활동을 마친 소감과 향후 계획 등을 털어놓으며 점차 활기를 되찾았다.
◇ "1년 7개월 공백·멤버 이탈…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
좋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길었던 공백 기간과 갑작스럽게 팀을 이탈한 병호에 관한 이야기다. 투포케이는 "(병호의 이탈 탓에) 당황스러웠고, 큰 혼란이 왔다"면서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음악이 있기에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단다.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정말 힘들었지만 멋지게 활동할 수 있게 된 발판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1년 7개월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그동안 우리끼리 음악을 만들고, 가사를 쓰고, 안무까지 직접 짜는 더 멋진 그룹이 되었으니까." (기수)
"여러 가지 부침을 겪으면서 회의감도 느꼈다. 다행히 우리 멤버들 모두 가수 활동에 대한 꿈과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심적으로는 힘들었을지 몰라도, '하지 말까' 하면서 같이 우울해 한 적은 없었다." (코리)
어쩌면 가식적인 말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투포케이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실제로 신곡 '오늘 예쁘네'는 하나부터 열까지 멤버들이 직접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리더 코리가 작곡, 편곡, 믹스작업을 모두 혼자 해냈고, 멤버들이 가사와 랩 메이킹을, 안무까지 완성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 '만능돌'이 된 만큼 자부심도, 만족감도 높다.
"예전엔 샤방샤방한 이미지에 틀에 갇힌 음악을 하는 엄청 아이돌 그룹 스러운 음악을했었는데, 지금이 훨씬 더 잘 맞는다. 팬들도 그런 에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고, 덕분에 반응이 좋지 않았나 싶다." (투포케이)
◇ "다양한 활동 경험 뜻깊어…복면 열풍에 우리도"
가요계는 흐름이 빠르다. 2~3주 정도면 활동을 끝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 투포케이는 무려 10주가 넘는 기간 동안 활동했다.
"다른 팀들에 비해 활동기간이 정말 길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음주가 막방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의외로 아쉬움이 남더라. 다음번엔 15주 정도 활동해보고 싶다." (코리)
재미있는 이벤트도 많이 선보였다. 특히 구미, 대구, 울산, 부산, 창원을 순회한 게릴라 콘서트는 잊지 못할 경험이다.
"게릴라 공연은 데뷔 후 처음 해봤다. 사실 어떻게 하는 건지도 잘 몰랐다. (웃음). 우리만 그런 게 아니고 회사 분들도 처음이라서 막막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우리를 알아봐 주고 아니고를 떠나서 아이돌 그룹이 왔다는 것 자체에 신기해하시더라." (투포케이)
"나와 대일이는 고향이 부산이다. 그래서 집 근처로 간다는 것 자체에 신났던 것 같다. 특히 지방에도 우리 팬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신기했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정욱)
보이그룹으로는 이색적으로 남중,고등학교까지 찾아갔다. 쉽게 말해 군대 위문공연에 남자 가수가 온 셈. 의외로 반응이 뜨거웠다는 게 투포케이의 설명이다.
"멋진 친구들이었다. 남자 아이돌그룹이 오면 침울한 분위기가 될 것이라는 걸 그들도 알았는지, 일부러 더 열심히 응원을 해줬다. 덕분에 그 친구들도 굉장히 재미있고, 우리들도 재미있고, 정말 고마웠다." (대일)
복면을 쓰고 활동한 새 멤버 진홍과 휘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소속사는 오랜 기간 이들의 정체를 공개하지 않았고, 5월 말에야 7인조 변신을 선언하고 얼굴을 공개했다. 이에 진홍과 휘는 "복면을 쓰고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답답했다"며 "빨리 정체를 공개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또 멤버들은 "방송가 복면 열풍에 투포케이도 있었다는 걸 알아 달라"며 웃었다.
◇ "우린 모든 걸 직접 한다…빅뱅 같은 그룹 되고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던가. 사연이 많았지만, 7인조 그룹으로 변신한 투포케이는 이제부터 제대로 승부를 걸어볼 각오다. 기존 멤버와 새 멤버간의 호흡도 좋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 빈도를 높여 인지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투포케이는 아직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지 않다. 입지를 쌓고 올라가야할 단계다. 방송 위주의 활동을 꾸준히 하고 싶다. 오래 쉬고 싶지 않다." (정욱)
또 좋은 곡이 나오면 언제든 다시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란다.
"곡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이번 활동을 끝내고 나서 어떻게 하면 될지에 대한 감이 왔다. 다른 그룹과의 가장 큰 차별성은 우리는 우리가 직접 모든 걸 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외부업체가 하나도 없다. 다른 팀들이 기분 나쁘게 들으셔도 어쩔 수 없다. (웃음)" (코리)
장기적인 목표는 '빅뱅' 같은 그룹이 되는 것이다. "빅뱅 선배님들처럼 아티스트적인 이미지를 가진 그룹이 되고 싶다. 작곡, 작사, 안무까지 모두 직접, 그리고 멋지게 만들어내는 그룹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투포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