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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때마다 앞장서서 유승민 끌어내리기의 선봉장을 자처해 온 김태호 최고위원의 이른바 '럭비공 행태'에 노기를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이 때문에 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거의 난장판이 되다시피했다.
이날 김무성 대표의 폭발은 유승민 대 청와대 간에 그어지는 대치전선이 원인이 됐지만 갈등의 확대라기보다는 김태호 의원의 잇따른 돌출발언을 참다못해 한꺼번에 불만을 터트린 것으로 볼수 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좌측)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가운데)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발단은 김태호 최고위원의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요구발언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발언 순서가 되자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물러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최고위원은 "개인적으로 우리 유승민 원내대표를 정말 존경한다. 이런 분 앞에서 매일 아픈 이야기를 한다는게 저도 고통스럽다. 정말 죄송한 마음도 들고 가슴이 아프다. 저는 오늘 저 김태호가 유승민 대표에 드리는 마지막 고언이 되기를 바란다. 콩가루 집안 전 잘되는거 못봤다. (중략) 지금은 개인의 자존심도 명예도 중요하다. 권력의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정권의 안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당의 단합이라는 것을 가슴깊이 생각할 때라고 생각한다. 당과 나라를 위해서 이 모두를 위해서 용기있는 결단을 촉구한다. 이것이 가장 아름다운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회의 때마다 유승민 사퇴요구를 한 김태호 최고위원의 행태를 봐 왔던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즉각 반격에 나서면서 회의분위기는 이상하게 돌아갔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의 발언과 김무성 대표의 회의 중단 선언으로 파행된 회의실에서 옷깃을 여미며 일어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원유철 의장은 애초 준비해온 원고를 버리고 즉석발언을 통해 김태호 최고위원을 성토하며 유승민 원내대표를 옹호했다.
원유철 의장은 "지난 월요일날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가지고 긴급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고 불과 사흘밖에 안됐다. 당시 나라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사퇴요구가 많았고 당사자인 유 대표께서 고민을 해보겠다라고 말씀을 하셨다. 말미를 주자고 한 것인데 일주일을 못 기다리나. 저는 계속 그러는 것이 유승민 대표보고 그만둬라라고 계속 얘기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든다"라며 김태호 최고위원을 성토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무성 대표는 "그만해"라고 호통친 뒤 "회의 끝내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고 회의분위기는 엉망이 돼 버렸다.
당사자인 유승민 의원은 아무런 반응도 나타내지 않은 채 그냥 듣고만 있다 김무성 대표가 나간 뒤 역시 자리를 떴다.
김무성 대표는 회의 파행 이후 보좌진을 통해 "사태를 어떻게든 수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공개, 비공개회의에 대한 의미도 모르고 그런 말들을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한 측근은 "심기가 아주 불편하고 노여움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사퇴를 거듭 촉구하자 회의를 중단 시키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김무성 대표는 이후 CBS행사와 서울역, 연합사 일정까지 취소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거부권 행사와 함께 청와대와 각을 세워오던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배신의 정치 운운하면서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서자 이후 새누리당 공식회의 때마다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해왔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김태호 최고위원의 최근 행태를 보면 친박계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면서 "왜 그렇게 인신공격에 가까울 정도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판하고 쫓아내려고 하는 지 이해가 안되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