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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시공을 초월한 슈어저-NC의 '동병상련'

    '끝내기는 짜릿해' 한화 정근우(가운데)가 4일 NC와 홈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뒤 동료들의 격한 축하를 받는 모습.(대전=한화)

     

    #1. 지난 3일(한국 시각) 미국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워싱턴의 메이저리그 경기. 사이영상에 빛나는 맥스 슈어저는 1-1로 맞선 9회말 1사 2루에서 상대 카메론 메이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한번 그라운드에 튀긴 공이 3루 베이스를 지나 파울 라인 밖으로 빠졌지만 안타로 인정이 됐다.

    #2. 지난 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NC의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경기. 6-6으로 맞선 9회말 2사 2루에서 한화 정근우가 NC 김진성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역시 한번 바운드된 공이 3루를 지나 파울 라인 부근을 맞고 빠져나갔다. NC 측이 판정에 항의했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하루의 시차와 미국-한국의 공간 차가 있었지만 대단히 흡사한 장면이었다. 모두 짜릿한 9회말 끝내기 안타인 데다 패배한 팀 입장에서는 파울이 아니었느냐는 어필을 할 만했다.

    심판 판정은 정확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 팀 입장에서는 끝내기 패배의 충격이 컸던 만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 확인을 하고 싶었을 터였다. 비디오 판독이다. 슈어저를 비롯한 워싱턴도, 3루수 모창민 등 NC도 모두 판정에 대해 어필했다. 감독도 모두 나왔다.

    하지만 워싱턴도, NC도 비디오 판독의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이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파울이냐, 페어냐 여부는 포함된다. 그러나 한번 라인 안쪽에 튀긴 공이 1, 3루 베이스를 빠져나간 이후 라인 안팎에 떨어졌는지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다.

    3일 워싱턴과 홈 경기에서 나온 애틀랜타 메이빈의 끝내기 안타 장면(위)과 4일 NC와 홈 경기에서 터진 한화 정근우의 끝내기 안타 장면.(자료사진=중계 화면 캡처)

     

    KBO 리그의 경우 '한국형 비디오 판독'인 심판 합의 판정은 6가지에 적용된다. 홈런 · 파울, 외야 타구의 페어 · 파울, 포스 · 태그 플레이 때 아웃 · 세이프, 야수(파울팁 포함)의 포구, 몸에 맞는 공 등이다.

    메이저리그는 KBO 리그보다 범위가 넓다. 인정 2루타, 팬의 수비 방해, 직접 포구 여부, 포스 아웃 상황, 태그 플레이, 파울 · 페어, 외야수 낙구, 몸에 맞는 공, 희생 플라이 때 주자 움직임, 베이스 터치, 선행 주자 추월, 안타 · 실책 등 기록에 대한 판단 등 모두 13개 부문이다.

    하지만 한화와 애틀랜타의 끝내기 안타는 어느 리그도 판독 대상이 아니었다. 심판 재량에 의해 판단되는 타구였다. 기준은 튄 타구가 베이스를 타고 흘렀느냐는 것이다.

    KBO 리그 야구 규칙에는 일단 페어 쪽 그라운드에 튀긴 타구는 이후 파울 라인 밖으로 떨어져도 베이스를 통과할 때 그 수직 위쪽 공간이라면 파울이 아니다. 미국과 한국 3루심 모두 곧바로 사인을 낼 만큼 판정은 단호했다. 타구 역시 적시타로 보였다.

    다만 워싱턴과 NC 모두 진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보루 비디오 판독을 하고 난 뒤에도 안타가 맞다면 패배의 아쉬움이 조금이나마 씻겨질 터였다.

    그러나 아직 이런 종류의 타구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다. 최첨단을 달리는 카메리나 중계 기술로도 현재로서는 이런 타구의 파울 여부를 명확하게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 당분간 이런 타구에 우는 팀은 나올 수밖에 없다. 경기 후 슈어저는 "그래서 야구는 재미있다"고 의연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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