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암과 뇌졸중뿐만 아니라 정신병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흡연이 정신병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서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정신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3배 더 컸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의학저널 랜싯 정신의학에 게재된 보고서에 따르면 런던 킹스칼리지 연구팀이 1980년∼2014년 전 세계에서 진행된 61개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최초로 정신병 진단을 받은 사람의 57%가 흡연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처음으로 정신병 증상을 보인 사람 가운데 흡연자의 비율이 일반인 중 흡연자 비율보다 3배가량 높았다"며 "또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정신병 발병 시기가 1년가량 앞섰다"고 밝혔다.
정신분열증 등 정신병 환자 가운데 흡연자의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으나, 연구자들은 흡연이 정신병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를 놓고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흡연이 항정신병 약물 부작용과 증세를 억누르는 데 도움이 되고, 근심을 덜어주는 수단이 된다는 점을 들어 정신이상자의 높은 흡연율을 설명해왔다.
이 가설대로 흡연이 정신병의 '결과'라면 정신병 진단 이후에 흡연율이 높아져야 한다.
{RELNEWS:right}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최초 정신병 진단 시점에 이미 흡연율이 높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흡연이 무조건 정신병을 유발한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면서도 "흡연을 단순히 정신병에 따른 결과로 치부하기보다는 정신병 발병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빈 머레이 킹스칼리지 정신의학교수는 "생물학적으로 도파민(신경전달물질) 과잉 분비가 정신분열증의 원인"이라며 "흡연으로 인한 니코틴 노출은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켜 정신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