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미국 일부 대도시에서 살인사건이 늘어났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와 USA 투데이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 주 최대 도시인 밀워키의 경우 올 들어 6월까지 84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해 작년 같은 기간의 41건에 비해 2배로 불어났다.
밀워키 외에 볼티모어(155건·작년 105건), 뉴올린스(98건·작년 72건), 세인트루이스(93건·58건) 등의 상반기 살인사건도 작년 동기보다 33% 이상 급증했다.
미국의 3대 도시 중 하나인 시카고에서는 상반기에 203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해 작년 같은 기간의 171건에 비해 19% 늘었으며, 총기사고도 21% 증가했다.
뉴욕시에서도 작년 상반기의 145건보다 많은 161건의 살인사건이 있었고 총기사건도 511건에서 542건으로 많아졌다.
휴스턴의 살인사건 발생 건수는 105건에서 150건으로, 필라델피아에서도 117건에서 123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댈러스는 53건에서 68건으로, 미니애폴리스는 15건에서 22건으로, 워싱턴DC는 62건에서 73건으로 각각 늘어났다.
모든 도시에서 총기폭력 및 살인사건은 빈민가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계 거주지에 많이 발생했다.
에드워드 플린 밀워키 경찰국장은 "일부 지역 주민들은 총성을 흔한 소음으로 간주한다"며 "총격 발생 위치를 자동 추적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이 시스템이 감지하는 총소리의 80%가 경찰에 신고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루이지애나주립대학 피터 샤프 교수는 "미 연방과 주 정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재정난으로 인해 치안 유지에 적극적인 예산을 투입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플린 국장은 살인 증가를 "터무니없이 약한 총기규제 탓"이라고 지적하면서 "(밀워키가 속한) 위스콘신주에서는 정부가 발행한 총기 휴대 허가증 없이 총을 소지했다 적발됐을 경우 단지 경범죄 위반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부 하류 문화에서는 치명적 폭력 사용이 신분 상승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며 "경찰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게리 맥카티 시카고 경찰국장도 최근 "경찰력 증강만으로 총기 범죄를 예방할 수 없다"며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한 바 있다.
미국 대도시의 살인사건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마약 사건과 연루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네기 멜론 대학 알프레드 블럼스타인 교수는 "1993년 한해 동안 뉴욕시에서 2천200건의 살인사건이 있었다"면서 "이후 20년간 꾸준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대도시(로스앤젤레스, 피닉스, 샌디에이고, 인디애나폴리스)의 경우 금년 상반기에도 살인율이 감소세를 보인 점을 상기하면서 "전국적인 연간 살인율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