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제공)
프로그램명과 출연진이 처한 상황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리긴 힘들 듯 하다. KBS 2TV '나를 돌아봐'에 대한 이야기다.
정규편성 후 첫방송을 앞둔 '나를 돌아봐'는 출연자 김수미와 조영남이 벌인 '설전' 탓에 분위기가 좋지 않다. 13일 열린 제작발표회가 발단이 됐다.
사건은 이렇다. 이날 시청률에 관한 질문을 받은 김수미가 "조영남, 이경규 팀은 시청률도 가장 낮고 심의에도 많이 걸렸다"고 핀잔을 줬고, 이에 조영남이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은 처음이고, 자신 사퇴하겠다"고 맞섰다. 이후 조영남은 제작진과 이경규의 만류를 뿌리치고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보기 드문 광경에 현장 분위기도 뒤숭숭해졌다. 한편으로는 제작진이 이날 현장을 촬영할 것임을 고지를 한 상태였기에 연출된 상황극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확인결과 연출이 아닌 돌발 행동이었다. '나를 돌아봐' 제작사 코엔 측 관계자는 "사전에 합의된 상황이 아니었고 연출도 없었다"며 "조영남 씨가 4시 라디오 생방송을 앞두고 시간적 압박을 느끼고 있던 상황에 '욱' 하시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하차설이 돌기도 했으나 조영남은 '나를 돌아봐'에 남기로 결정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제작진과 14일 촬영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수습됐지만, 조영남은 제작진, 스태프, 홍보담당자, 기자 등 수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무례를 범한 셈이다.
한편 조영남의 화를 부추긴 김수미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중이다. 김수미는 자리를 떠나려는 조영남에게 "그럼 빠지세요. 빨리 빠져요"라고, PD에게는 "누구 한 명 빨리 섭외해"라고 말해 분위기를 악화시켰다. 또 "사람이 노망 났나봐"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김수미는 기자회견 말미 FT아일랜드 이홍기에게도 핀잔을 줬다. 이홍기가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히자, "밥을 열심히 하겠다는 거냐. 빨래를 열심히 하겠다는 거냐. 예능답게 말을 똑바로 하라"고 말한 것. 농담으로 던진 말일 수도 있지만 이홍기는 꽤 당황한 모습이었다.
특히 앞서 장동민 하차와 관련한 인터넷 악성 댓글에 고통을 호소했던 김수미였기에, 출연자들을 향한 그의 독설이 더욱 아이러니했다.
조영남과 김수미의 이 같은 행동은 타인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역지사지 콘셉트의 '나를 돌아봐'의 취지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평소 '자유로운 영혼'과 '독설가'로 불리는 두 사람의 행동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한 상황. '나를 돌아봐'를 통해 자신들을 되돌아봐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