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축구대표팀 감독 최초로 K리그 올스타전에 참가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전반 11분 염기훈의 선제골에 선수들과 함께 골프 세리머니를 선보였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K리그 올스타전은 ‘일석이조’의 무대다.
현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17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 참가한 슈틸리케 감독. 하지만 그는 ‘경기’보다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췄던 최근 경향의 K리그 올스타전 분위기를 바꾸는 한 마디로 이번 경기를 진지하게 만들었다.
올스타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무엇이 팬을 위한 흥행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선수들이 즐겁게 경기를 해도 일반적인 축구의 상식 밖의 쇼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진지한 모습에 이번 올스타전은 선수들의 다양한 세리머니를 보는 재미 대신 진지한 분위기의 ‘진검승부’가 예상됐다. 더욱이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올스타전에 다음 달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예비명단에 포함된 어린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며 사실상 올스타전의 의미보다는 ‘예비 국가대표’를 시험하는 무대로 만들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 올스타전에서 다음달 열릴 동아시안컵을 염두에 둔 K리그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살핀 것은 물론, 경기장을 찾은 팬을 위해 즐거운 장면까지 연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챙겼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남다른 각오로 나선 슈틸리케 감독 덕에 올 시즌 울산에서 데뷔해 리그 경기 출전이 9경기에 불과한 정승현(울산)이 올스타전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정승현뿐 아니라 신예 공격수 황의조(성남)와 2부리그 K리그 챌린지에서 맹활약하는 골잡이 주민규(서울 이랜드)도 올스타전에서 나란히 골 맛을 보며 대표팀 발탁의 기대감을 높였다.
예비명단에 들지 못한 김호남(광주)도 골 맛을 본 뒤 상대팀의 슈틸리케 감독을 찾아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등 향후 대표팀의 선수층을 폭넓게 만들 새로운 자원을 여럿 발굴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이번 올스타전은 예전과는 달리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치러졌다. 결과는 3-3 무승부. 진지한 태도로 올스타전에 나선 선수들은 최근 볼 수 없던 진검승부를 펼쳤고, 전보다 적은 6골에도 다양한 세리머니가 등장한 덕에 경기장을 찾은 2만2772명의 축구팬은 충분히 올스타전을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