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국정원 민간 사찰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숨지면서 삭제한 자료를 놓고 '꼬리자르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은 삭제된 자료의 100% 복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믿을수 없다며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야당은 우선 임씨가 굳이 왜 숨지기 직전 "오해를 일으켜 지원했던 자료"라며 대테러, 대북 공작 관련 자료를 삭제했는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대테러, 대북공작 활동은 국정원의 본연 임무로 이번 민간 사찰 의혹을 해명할수 있는 결정적 문서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임씨는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면서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국정원이나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를 지운 셈이다.
이런 이유로 100% 복원이 가능하다는 국정원이나 여당의 주장도 석연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20년간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임씨가 과연 복구가 가능하게 삭제했겠느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정원 측은 "복구가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면서 "복구가 완료되는 대로, 국회에 관련 사항을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씨와 국정원의 얘기 대로라면 임씨는 대테러, 대북 공작 관련 자료를 복구 가능한 수준에서 삭제를 했을 수 있다.
이는 기존 국정원 직원들의 과거 행적과는 사뭇 다르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는 서울 강남 오피스텔에 '셀프 감금'된 후 무려 187개의 파일을 삭제했는 데 이중 하나만 복원됐기 때문이다.
당시 복원된 파일도 자동 삭제된 터라 김씨가 별도로 '원격 삭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복원이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