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K리그 1, 2부리그에서 맹활약하는 황의조(오른쪽)와 주민규(왼쪽) 대신 과거 축구대표팀에서 맹활약했던 김신욱(가운데)을 선택했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신욱(울산)이 돌아왔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첫 '태극마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1일 중국 우한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축구대표팀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에 가장 큰 관심을 받은 포지션은 단연 공격수다. 최종명단 발표에 앞서 슈틸리케 감독이 '새 얼굴' 발탁 가능성을 언급했던 만큼 '슈틸리케 황태자' 이정협(상주)과 경쟁할 선수가 누가 될 것인지 축구팬의 기대가 컸다.
슈틸리케 감독은 예비명단에 9명의 공격수를 선발했다. 하지만 최종명단에 발탁된 것은 5명뿐이다. 공격 자원으로는 김신욱과 이정협만이 자리했고,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이 가능한 이종호(전남)와 김승대(포항),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는 미드필더로 분류됐다.
각각 K리그 클래식과 K리그 챌린지에서 맹활약하는 황의조(성남)와 주민규(서울 이랜드), 조석재(충주)는 다시 한 번 ‘태극마크’가 무산됐다. 이들에게는 대회 개막 전 부상 선수가 발생할 경우 대체선수로 합류할 가능성은 남았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이번 대회는 성적뿐 아니라 실험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20대 초중반의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북한과 중국, 일본을 상대하는 모험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검증된’ 이정협 외에 과거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맹활약한 공격수 김신욱을 선택했다. 김신욱은 A매치 29경기에 출전해 이번에 소집된 공격수 가운데 국제경기 경험이 가장 많다. 최근에는 울산에서 맹활약하며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당한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한 모습까지 보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소집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동아시안컵에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것을 주요 목표로 했지만 김신욱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최근 대표팀에 이정협 외에는 마땅한 공격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부임하기 전부터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김신욱의 향후 활용 가능성을 시험하기로 했다.
20일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은 꾸준히 지켜본 선수”라며 “지난해 아시안게임 부상 이후 회복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최근 지켜본 결과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고, 리그에서 8골이나 넣은 것도 긍정적”이라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이정협과 함께 경기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느 선수가 경기에 나서는 것이 대표팀을 위해 가장 좋은 방안일지 고민하겠다”고 이정협과 김신욱의 치열한 선발 경쟁을 예고했다.
김신욱의 발탁에 아쉽게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황의조, 주민규 등의 대표팀 데뷔는 무산됐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