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24년차, 최초의 700경기 출전에 빛나는 45세 골키퍼 김병지는 '팀을 패배에서 구하는 모습'을 골키퍼 포지션의 매력으로 꼽았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팀을 패배에서 구하는 모습이 골키퍼의 매력 아닐까요”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어쩌면 가장 인기가 없는 포지션이다. 어린 아이들도 축구를 하더라도 골을 넣어 모두의 주목을 받는 공격수를 하고 싶어한다. 반대로 가장 인기가 없는 포지션은 당연히 골을 먹는 골키퍼다. 하지만 ‘비인기 포지션’인 골키퍼로 K리그의 역사를 새로 쓴 주인공이 바로 김병지(전남)다.
김병지는 지난 26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에서 자신의 K리그 통산 700번째 출전을 기록했다. K리그 33년 역사상 700경기에 출전한 것은 김병지가 최초다.
김병지의 뒤를 이어 K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출전 기록은 532경기의 최은성 전북 코치다. 3위 김기동부터 5위 김은중까지 모두가 은퇴 선수다. 현역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이동국(전북)으로 399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사실상 김병지가 ‘현재 진행형’으로 쌓고 있는 출전 기록은 K리그 역사에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6년의 축구인생, 그리고 24년의 프로 생활. 모두가 등한시했던 골키퍼 포지션에서 K리그의 역사를 쓰고 있는 김병지에게 골키퍼의 매력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취재진의 물음에 한참을 골똘히 생각한 김병지는 “사실 골키퍼는 매력보다 여한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당연히 팀 승리를 지키는 것이 아닐까. 팀을 패배에서 구하는 모습이야 말로 골키퍼의 매력”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래도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비인기 포지션이라 가장 못하는 선수들이 했는데 이제는 이범영이나 김승규처럼 몸도 멋지고 잘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변화한 모습을 본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