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 지난 2003년 불볕더위와 비슷한 폭염이 찾아온 가운데 오는 2100년이면 스위스 알프스에 있는 빙하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위스 취리히 공대 빙하학자인 마티아스 후스 교수는 "통상 여름이 끝나면 빙하를 덮은 눈의 60% 이상이 소실되고 그때 전년보다 얼마나 많은 빙하가 녹았는지 측정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이번 달 불볕더위로 벌써 빙하를 덮은 눈의 손실이 50% 이상을 넘어섰고 일부 소형 빙하는 위를 덮고 있던 눈이 다 사라진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스위스 일간 '20 미닛'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스 교수는 "현재 알프스에서 가장 큰 길이 23㎞, 두께 800m 이상인 알레치 대빙하를 비롯해 스위스에 있는 빙하 대부분이 오는 2100년이면 전부 녹아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일부 남아있는 것도 있겠지만 거의 흔적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빙하를 덮은 눈이 사라지면 태양빛을 반사하지 못하게 되며, 노출된 빙하에 빛이 직접 도달해 에너지가 높아지면서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진다고 후스 교수는 설명했다.
스위스 연방 환경청의 빙하 전문가인 데이비드 볼켄도 "7월에 이어 8월 또다시 불볕더위가 시작된다면 그 열기가 모두 빙하에 전달된다"면서 "더구나 7월에는 해발 3천500m 이상의 고지에도 눈 대신 비가 내렸는데, 비는 빙하의 해빙속도를 더욱 높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7월 불볕더위가 한창일 때 빙하 해빙 속도가 지난 2003년 불볕더위 당시의 해빙 속도와 비슷했다"면서 "측정결과 알레치 빙하는 하루에 11㎝, 론 빙하는 하루에 8㎝씩 후퇴했으며 이를 회복하려면 30㎝ 이상의 새로운 눈이 내려 빙하를 덮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알프스 지역에서 빙하가 가장 많은 지역인 스위스 알프스 융프라우 알레치의 관리센터 소장인 비에트 루펜은 "지역사회에서 빙하 결빙을 막으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무엇보다 먼저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