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흐름도(김해중부경찰서 제공)
아르바이트 채용을 미끼로 젊은 여성 구직자에게 대출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인터넷 구직사이트에서 구직자들을 상대로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박모(31)씨와 김모(36), 정모(26,여) 씨 등 일당 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20~30대 구직 여성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서 구인업체로 가장해 월급 90~100만원에 전산업무를 하는 재택 아르바이트를 주겠다고 속여 구직여성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며칠동안 회원정보 편집 일을 시켜 피해자들의 의심을 없앤 뒤, 본격적인 범행에 들어갔다.
본인 확인과 보안 인증에 필요하다며 업무관리시스템이라는 피싱 사이트에 접속해 인적사항과 계좌번호,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도록 유인해 각종 개인정보를 빼돌렸다.
그런 뒤, 피해자들 명의로 휴대전화 유심을 카드하고, 이미 확보해둔 공인인증서로 모바일 현금카드를 발급받았다.
인터넷 대부업체에서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신청해 1인당 300만원에서 많게는 1천900만원씩 모두 여성 54명에게 3억2천450만원을 대출받아 가로챘다.
피싱사이트 내 등록된 피해자들의 공인인증서(김해중부경찰서 제공)
범행과정에서 이들은 피해자들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를 다른 피해자의 범행에 이용하는 등 치밀하게 움직였으며, 피해자들에게 '보이스피싱 범죄를 주의하라'는 안내문자를 발송할 정도로 대범함을 보였다.
특히, 최근 금융기관의 신규 계좌 개설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대포통장 입수가 어려워지자 통장없이 현금을 출금할 수 있는 모바일 현금카드 기능도 이용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자 외에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피해 여성들이 어려운 형편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가 보이스피싱 사기의 피해자 되고 말았다"며 "일당들이 검거 이후에도 대포폰에 일거리를 보내달라는 문자메시지가 쇄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