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사랑이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시크릿 가든’ 이후 4년. 활동이 뜸했던 배우 김사랑은 조금씩 대중과 멀어졌다. 자의 반 타의 반인 공백기였다. 최근 만난 김사랑은 “여러모로 지쳐있었고, 닫혀있는 마음을 움직일만한 역할을 만나지 못했었다”고 고백했다.
“공백기를 일부러 가지려고 한 것은 아니었어요. 중간에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작품도 있었죠. 무엇보다 100% 열정을 쏟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을 만나지 못했어요. 지쳐있었고, 의욕이 나지 않았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배우를 안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은동이를 만났죠.”
김사랑은 그렇게 ‘사랑하는 은동아’를 만났다. 극중 톱배우 지은호(주진모)가 20년간 찾아 헤맨 첫사랑 지은동과 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 하반신 불구 남편과 열 살 아들 라익이와 살아가는 서정은을 동시에 연기했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화려하고 도도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김사랑에게 은동이는 새로운 도전이자 과제였다. 외면적인 변화는 물론, 조금씩 기억을 찾아가며 겪는 내적 갈등과 모성애를 표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드라마 종영 후 3.5kg가 빠졌다”고 털어놨을 정도니 말 다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다행히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도전이었다. ‘사랑하는 은동아’는 자극적인 막장 전개 없는 깨끗한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았고,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인 김사랑도 ‘인생작을 만났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만큼 열정을 쏟았기에 듣게 된 평가다. 발톱이 깨지고 무릎이 다친 줄도 모르고 촬영에 임했던 그다.
“편지를 읽고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고 쓰러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 정말 몰입이 잘 됐어요. 저절로 손이 떨리는 걸 보면서 스스로 신기할 정도였죠. 샌들을 신고 있었는데, 넘어지면서 발톱이 깨지고 무릎이 다쳤는데도 전혀 알지 못했어요. 촬영 끝난 뒤에야 다쳤다는 것을 알았죠.”
(사진=윤창원 기자)
다친 기억을 회상하면서도 김사랑의 표정은 밝았다. 그의 미소에는 ‘잘해냈다’는 만족감도 묻어났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고, 그 덕에 큰 사랑을 받았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섹시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깨주고, 4년 공백을 말끔히 지워준 은동이는 김사랑에게 꼭 필요했던 보약 같은 존재다.
“기대했던 것보다 큰 사랑을 받게 돼 기뻐요. 작품을 하면서도 힘을 많이 받았죠. 이전까지 작품을 연달아 하는 분들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은동이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걸 보면서 바로 작품을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이런 느낌은 데뷔 후 처음이에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