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현중.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흠집만 남은 여론전이 종식을 앞두고 있다. 가수 겸 배우 김현중과 그의 전 여자친구 최모 씨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현재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최 씨는 김현중에게 16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김현중은 최 씨에게 무고, 공갈, 소송사기, 명예훼손 등 총 네 가지 혐의를 적용해 형사 고소를 했다.
사건의 주요 키워드인 임신·유산·폭행을 두고 양측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김현중 측은 최 씨가 가진 증거가 부족한 점을 들어 이 세 가지가 최 씨의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최 씨 측은 김현중과 나눈 문자를 공개하고 해당 사실을 김현중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법률대리인 간의 기류도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6일 최 씨 법률대리인 썬앤파트너스 대표 선종문 변호사는 김현중과 김현중 법률대리인 이재만 변호사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결심은 5일 만에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다. 선 변호사는 11일 김현중의 법률대리인 이 변호사에 대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 고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김현중과의 소송에만 집중하고, 불필요한 여론전은 피하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기자들에게는 지난 6일 배포한 보도자료의 전문을 기사에서 내려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사건 당사자 뿐만 아니라 법률대리인 간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기자는 6일 받은 보도자료를 기사로 작성하지 않았다. 이미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는 여론전에 지치기도 했고, 보도자료 내용 자체가 사건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자도 한 때는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며 취재를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갈수록 태산이고, 진흙탕 싸움이었다.
보도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반박하는 논쟁이 계속됐다. 그 과정에서 민감한 사생활 이야기들이 '폭로'와 다름없이 흘러 나왔다.
특히 공개된 문자에는 차마 기사에 대놓고 쓰기 어려운 말들이 가득했고, 사건의 진실보다는 상대방 흠집내기에 바빴다. 말 그대로 '전 국민적인 치정싸움'이었다.
비단 기자만이 이런 것은 아니다. 더 새롭고 자극적인 주장이 나와도 대중들까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각종 보도를 통해 이들의 사생활을 볼 수밖에 없는 것에 불쾌감을 느끼는 이들도 상당하다.
이 변호사는 12일 CBS노컷뉴스에 "언론플레이는 사건의 쟁점과 무관한, 선정적인 이야기로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우리는 사건과 무관한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최 씨 측 주장을 방어하기 위해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했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 쪽에서 폭행 후 유산부터 문자 공개까지 명예를 훼손할 대로 훼손한 후에 '이제 자제하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언론 매체들에게도 전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