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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설] 해방 70주년인데 남북 총부리라니

    • 2015-08-21 14:51

     

    북한의 포격 도발 사태가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군인들에게 완전무장을 지시했다고 한다. 대북 확성기를 파괴하기 위한 군사행동에 대비해 각 지역의 군사작전을 이끌 지휘관들이 임명돼 해당 전선으로 급파됐다는 북측 보도도 나왔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21일 북측이 대북방송 중단 시한으로 제시한 22일 오후 5시 이후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해 비무장지대(DMZ)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남북이 휴전선에서 충돌을 빚은 것은 지난 1973년 이후 42년만이다. 특히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가인 양측이 해방 70주년을 맞이하고도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번 사태는 북측의 지뢰도발에서 비롯됐다. 북한은 최근 비무장지대 남측 철책의 통문 주변에 몰래 목함지뢰를 매설해 폭발케 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이를 계기로 도발과 맞대응이 연속되며 긴장 국면은 급속히 에스컬레이트됐다.

    우리 군은 2004년 남북장성급회담 이후 중단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만에 재개했다. 그러자 북측은 지난 15일 전통문을 통해 확성기 방송에 '무차별 타격전'을 경고한 뒤 실제로 전날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2차례에 걸친 북측의 포격에 우리측은 155㎜ 자주포 수 십발로 맞대응했고 북측은 군사행동 운운하며 48시간의 최후통첩 시한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남북 양측의 군사적 긴장이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치킨게임'의 양상으로 흐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조준사격을 회피하는 등 양측 모두 상황을 관리하려는 흔적은 엿보인다. 다만 22일 오후 5시 이후 북측이 어떤 형태로 추가도발을 감행할지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주말에 걸쳐 초긴장 상태가 불가피하다.

    북측의 도발 의도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외부 긴장 조성을 통해 허약한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측이 대북전단이나 확성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우리의 심리전이 체제전복을 노린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번 기회를 통해 무모한 도발에는 결코 어떠한 이익도 얻을 수 없다는 교훈을 북측에 확실히 심어줄 필요가 있다. 또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엄중히 대응하되 오판에 따른 돌발변수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냉정한 대응이 요구된다.

    다른 한편으론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 이후 중단된 대북교류가 현 정부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고 특히 군사적 도발의 빈도는 높아졌다. 6자회담 가동도 중단된 지 오래다. 이런 남북경색은 정부내 외교안보 라인이 대화론자 보다는 강경파 일색인 것도 영향이 있다.

    군사적 긴장은 한반도의 장래나 동북아 평화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통일대박이라는 화려한 구호에 비해 프로세스는 초라했던 것은 아닌 지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5.24 조치 해제에 대해 정치권에서 논란이 있지만 원희룡 제주지사 등 여권 내에서도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군사적 도발에는 강력히 대응하되, 북측을 대화로 이끌기 위한 유인책을 다각적으로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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