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사진=황진환 기자)
영화 '베테랑'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을 두고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이 "기쁘지만 들뜨지 않으려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베테랑은 이날 오전 7시 30분 1001만 5553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지난 5일 개봉 이래 25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셈이다.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을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관객 여러분들께 가장 먼저 감사 드린다"며 "이와 함께 베테랑을 위해 함께 땀 흘려 준 스태프들과 배우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하 류승완 감독과의 일문일답.
▶ 연출작으로는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사실 평소 숫자 개념도 좀 무디고 희박한 사람인데 1000만 관객이란 의미가 단지 흥행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솔직히 말씀 드리면 얼떨떨하다. 이게 무슨 일인지… 겁이 나기도 하고 실제로 얼마 전부터 놀라서 그런지 뒷목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그저 감사 드린다. 제 인생에 이런 상황이 앞으로 언제 다시 올까? 기쁘지만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며 관객 한 분 한 분의 감상을 살피며 여전히 제가 부족한 부분을 발견한다. 그렇게 다음 영화를 만들며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추스리고 있다.
이렇게 많은 관객 분들이 베테랑을 향해 쏟아주신 성원은 분명 저의 몫보다는 함께 땀 흘리고 호흡을 맞춘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공로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제 능력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었고, 현재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다. 여전히 또 다른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고 있는 진짜 베테랑 스태프와 배우들이 여러분의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뿐 아니라 베테랑을 만든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기뻐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 분들을 대신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한다.
▶ 스스로 생각한 흥행 이유를 꼽는다면.= 우선 영화 내적으로 배우들의 호연을 인상 깊게 봐 주시는 것 같다. 황정민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등 형사 캐릭터들의 활약과 유아인 유해진을 필두로 한 악당들의 활약, 그리고 아주 작은 역할까지도 그 상황 안에서 주인공이 돼 활약해 준 수많은 조연 배우들의 맹활약이 관객 분들을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두 번째로 우리가 응원할 수 있는 친근한 대상들이 빚어내는 웃음과 공분을 일으킬 행동을 하는 악인들의 행동이 일으키는 분노가 공감을 일으켰던 것 같다. 사실 소재 자체의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세대의 관객들이 이 영화에 공감하고 생각을 나누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좀 더 가볍고 명쾌한 방식의 구조를 활용하자 했다. 이것이 십대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편안하게 보시면서 자연스럽게 주제에 대한 공감을 이루게 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들을 연상시킬 수 있는 대목에서 저를 비롯한 제작진들이 많은 취재를 통해 사실적인 묘사를 하려고 노력했다. 자연스럽게 이 이야기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게 만든 것도 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쉽고 친근하게 풀어나간 저희의 의도를 많은 관객 분들께서 좋아해주신 것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 베테랑 속편에 대한 계획은.
= 아직은 아이디어 정리 단계라 말씀 드릴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온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서민 영웅 서도철과 반원들이 있으니, 이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할 것은 사실이며 관객 여러분들 가려운 곳을 속 시원히 긁어줄 만한 대상을 찾고 있다. 아주 험악한 범죄집단이 그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보다 더 지능적이고 접근하기 힘든 누군가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은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씀 드리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지금보다 훨씬 매력적인 베테랑 시리즈를 만들 자신이 없다면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 함께 작업한 스태프, 배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인터뷰에서 말씀 드렸지만 제가 지금껏 만든 영화들 중에서 한 최상의 경험 중 하나였다. 호흡이 너무나 잘 맞아서 제가 할 일이 줄어들 정도였다. 관객 분들께 감사함을 전하는 만큼 스태프와 배우분들 모두가 저의 부족한 능력을 채워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
▶ 이 세상의 진짜 베테랑들에게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