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전 6시 25분쯤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남 해남선적 9.77톤급 낚시어선 돌고래호가 전복된 채 발견됐다. 해경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주해경 동영상 캡쳐)
돌고래호 전복사고는 미탑승객의 거짓말이 초동대응을 늦어지게 한 원인으로 드러났다. 사고이후 해경에 신고가 될때까지 1시간 24분동안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는지 되짚어봤다.
7일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남 해남선적 9.77톤급 낚시어선인 돌고래호는 지난 5일 저녁 7시 해경 하추자도안전센터에 출항신고를 한 것으로 돼 있다. 이날 새벽 추자도에 왔다가 낚시를 마치고 해남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다.
돌고래호와 함께 온 돌고래1호(5.16톤급)는 5일 저녁 7시 30분 상추자도 해경출장소에 출항신고를 했다. 하지만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돌고래1호는 상추자도로 되돌아왔다. 돌고래1호 선장 정모(41)씨는 8시 10분쯤 상추자출장소를 찾아 입항신고를 했다.
정씨는 해경에 돌고래호와 연락이 안된다는 말을 했지만 워낙 추자도 주변에 전화가 터지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에 정식 신고는 하지 않았다.
정씨가 다시 해경을 찾은 건 8시 25분쯤. 계속해서 돌고래호와 연락이 되지 않은 것을 이상히 여긴 정씨는 어선위치발신장치(이하 V-PASS) 항적기록을 보자며 정식으로 신고했다.
V-PASS에는 돌고래호의 위치신호가 5일 저녁 7시 39분에 소멸됐다. 상추자출장소는 곧바로 하추자도에 있는 해경안전센터에 보고했다.
해경은 돌고래호 승선원 명부를 토대로 전화를 했고 마침 8시 39분에 A씨와 통화가 됐다. A씨는 "돌고래호를 타고 잘 가는 중이다"고 말했다. 해경은 8시 43분에 돌고래1호 선장인 정씨에게 이상없이 돌고래호가 잘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의 말은 거짓이었다. A씨는 돌고래호에 승선하지 않고 해남에 남아 있던 사람이다. 승선원명부에 이름을 올리고도 배에 타지 않은 것이 적발될 경우 선장에게 불이익을 돌아갈까 두려워 거짓말을 한 것이다.
{RELNEWS:right}A씨는 8시 45분에 다시 하추자도해경안전센터에 전화를 걸어 돌고래호에 승선하지 않았음을 실토했다.
8시 47분 하추자도안전센터는 상추자도 출장소에 A씨의 미승선 사실을 통보한 뒤 명부에 있는 다른 승선자들을 대상으로 전화를 했지만 연락은 되지 않았다.
8시 50분 돌고래호1호 선장 정씨도 다시 상추자도 출장소에 방문해 A씨가 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고 하추자도안전센터는 9시 3분에 제주해경상황센터로 돌고래호 통신두절 사실을 보고했다.
V-PASS가 끊겨 사고가 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5일 저녁 7시 39분부터 9시 3분까지 1시간 24분이나 이렇게 허무한 시간이 흘러 버렸다.
한편, 돌고래호에는 21명 탄 것으로 추정됐고 7일 오후 4시 현재 10명이 숨지고 3명이 구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