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조직으로부터 교사를 받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전달책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특수강도 및 사기 혐의로 이모(31)씨와 중국동포 2명 등 3명을 구속하고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환전상인 중국동포 정모(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또 달아난 공범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씨 등은 지난달 28일 보이스피싱 일당인 박모(27)씨로부터 보이스피싱으로 빼돌린 2천만원과 차량 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28.여)씨는 검찰 수사팀장을 사칭하며 '사기사건 조사 중 계좌가 도용됐으니 예금을 모두 인출해 국가안전코드를 부여받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사기 전화를 받았다.
김모(24)씨는 일산 마두동에서 A씨로부터 2천700만원을 빼돌리고 서울 광진구에서 또 다른 피해자 B(27.여)씨에게 같은 수법으로 2천만원을 가로챘다.
이씨와 김씨 등은 중국조직으로부터 교사를 받고 강도 행각을 벌이기로 사전에 모의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점조직으로 이뤄지고 공범 중 일부가 자신들을 모르고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박씨에게 경찰이라고 속인 이들은 수갑을 채워 무릎을 끓게 한 뒤 폭행을 하고 B씨의 피해금 2천만원과 박씨의 소지품 및 차량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여관 등을 전전하면서 선불폰이나 대포폰을 사용했다.
이씨의 집과 차량에서는 강도행각을 벌일 당시 사용한 수갑키와 금융감독원 신분증 모형, 금융위원회를 가장한 A4용지 서식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로 검찰이나 경찰, 금감원 직원 등을 사칭하면서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기계좌 이용 등을 이유로 은행이나 카드로 현금 인출을 요구하거나 범인들이 만든 프로그램에 개인정보 입력을 유도하는 것은 발신번호 조작을 통한 전문적인 보이스피싱 범죄이므로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