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어게인 1999년…'30홈런-100타점' 거포들의 전성시대

야구

    어게인 1999년…'30홈런-100타점' 거포들의 전성시대

    거포들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이승엽(왼쪽)과 타이론 우즈의 2001년 맞대결 모습.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안타를 잘 치는 타자를 교타자라고 부른다. 반면 거포는 홈런과 타점으로 먹고 산다. 타율은 조금 낮아도 홈런과 타점이 많으면 거포라고 불렀다.

    특히 30홈런과 100타점은 거포의 상징이나 다름 없다. 첫 30홈런은 1988년 김성한(해태 *소속팀은 당시 기준)이 기록했다. 30홈런과 100타점의 동시 달성은 더 늦었다. 1991년 장종훈(빙그레)이 35홈런-114타점으로 첫 30홈런-100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1996년까지 5년 동안 30홈런을 넘긴 타자는 고작 3명. 100타점 돌파자 역시 3명이었다. 동시 달성은 1992년 장종훈(41홈런-119타점), 1996년 박재홍(30홈런-108타점, 현대)이 전부였다.

    물론 경기 수의 차이도 있겠지만, 그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 바로 30홈런과 100타점이다.

    ▲이승엽과 외국인 타자의 경쟁…정점 찍은 1999년

    하지만 거포들의 전성시대가 찾아왔다. 바로 이승엽(삼성)의 등장과 함께였다. 이승엽은 1997년 32홈런으로 첫 홈런왕에 오름과 동시에 114타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이종범(해태), 양준혁(삼성)도 30홈런을 쏘아올렸다. 프로야구 최초로 3명 이상의 30홈런 타자가 나온 해다.

    그리고 1998년 외국인 타자의 등장으로 거포들이 쏟아졌다. 1998년 타이론 우즈(OB)가 이승엽과 경쟁을 펼치면서 42홈런-103타점을 올렸고, 이승엽도 38홈런-102타점을 기록했다. 김기태(쌍방울)와 박재홍도 30홈런을 넘겼다.

    1999년은 거포들의 활약이 정점을 찍었다. 이승엽(54홈런-123타점)을 비롯해 댄 로마이어(45홈런-109타점, 한화), 펠릭스 호세(36홈런-122타점, 롯데), 마해영(35홈런-119타점, 롯데), 우즈(34홈런-101타점, 두산), 홍현우(34홈런-111타점, 해태), 양준혁(32홈런-105타점), 에디 피어슨(31홈런-108타점, 현대), 심정수(31홈런-110타점, 두산), 제이 데이비스(30홈런-106타점, 한화) 등 30홈런-100타점 타자만 10명이었다. 100타점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30홈런을 넘긴 타자도 3명이나 더 있었다.

    이후 이승엽이 일본으로 떠나기 전인 2003년까지 30홈런-100타점 타자가 꾸준히 나왔다. 2000년 4명, 2001년 2명, 2002년 5명, 2003년 4명의 타자가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30홈런 또는 100타점을 돌파한 타자도 14명이었다. 그야말로 거포들의 전성시대였다.

    ▲외로웠던 거포들…거포들의 침체기

    이승엽이 떠난 뒤 거포들에게도 암흑기가 찾아왔다. 물론 자기 자리에 팀에 도움이 됐지만, 기록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30홈런-100타점 타자가 2004년 2명, 2005년 1명으로 줄었고, 2006년에는 아예 30홈런 또는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2007년 심정수(31홈런-101타점, 삼성), 2008년 카림 가르시아(30홈런-111타점, 롯데), 2009년 김상현(36홈런-127타점, KIA), 최희섭(33홈런-100타점, KIA), 2010년 이대호(44홈런-133타점, 롯데), 2011년 최형우(30홈런-118타점, 삼성)가 30홈런-100타점 거포의 명맥을 이었다.

    4년 연속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은 박병호.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박병호의 성장과 외국인 타자의 재등장…다시 시작된 거포 전성시대

    2012년과 2013년에는 박병호(넥센)가 30홈런-100타점 거포의 계보를 이었다. LG 시절 만년 유망주였던 박병호는 넥센 이적 후 2012년 31홈런-105타점, 2013년 37홈런-117타점을 기록하며 최고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외로운 싸움을 펼치던 박병호에게 좋은 경쟁자가 나타났다. 바로 외국인 타자다. 2014년 외국인 타자들이 다시 등장하면서 거포들의 전성시대가 다시 열렸다. 작아졌던 토종 타자들의 방망이에도 다시 힘이 붙었다.

    박병호가 52홈런-124타점을 기록했고, 강정호(넥센)가 40홈런-117타점, 에릭 테임즈(NC)가 37홈런-121타점, 이승엽이 32홈런-101타점, 최형우가 31홈런-100타점, 나성범(NC)이 30홈런-101타점을 올렸다. 30홈런-100타점 타자가 6명이나 나왔다. 거포들의 활약이 정점을 찍은 1999년 이후 최다였다.

    그리고 2015년 마치 1999년을 보는 듯한 거포들의 쇼가 펼쳐지고 있다.

    팀 당 8~12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30홈런을 넘긴 타자가 6명, 100타점을 돌파한 타자가 12명이나 된다. 이미 박병호(49홈런-136타점), 야마이코 나바로(45홈런-129타점, 삼성), 테임즈(43홈런-125타점), 최형우(33홈런-118타점), 최준석(30홈런-105타점) 등 5명이 30홈런-100타점 거포 자리에 올라섰다.{RELNEWS:right}

    남은 경기가 적지만, 몇몇 타자들도 30홈런-100타점 가시권이다. 나성범(124타점)과 짐 아두치(103타점, 롯데)는 홈런 2개만 남겨두고 있다. 이밖에 이승엽(26홈런-90타점), 박석민(25홈런-108타점, 삼성)도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30홈런-100타점이 가능하다.

    바야흐로 거포들의 전성시대가 다시 시작됐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