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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오락가락 U파울' 심판이 영웅이 된다?

    2015-2016 KBL 경기규칙 제37조에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파울'에 대한 정의가 내려져 있다.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unsportsmanlike foul), 이른바 U-파울이다.

    정의는 다음과 같다.

    *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파울은 선수의 접촉파울이며, 심판의 판단에 의해 다음의 경우 부과된다.

    1. 규칙의 정신과 의도 내에서 직접적으로 볼에 대한 플레이를 합법적으로 시도하지 않는 경우
    2. 선수가 볼에 대한 플레이를 하기 위한 노력 중 지나치거나 심한 접촉을 유발할 경우
    3. 속공을 저지하기 위하여 공격선수와 상대팀 바스켓 사이에 수비선수가 없을 때 수비선수와 상대방의 뒷쪽 또는 측면에서 접촉하는 경우
    4. 4쿼터 또는 연장쿼터 마지막 2분 이내에 드로우 인을 위해 볼이 경계선 밖의 심판의 손에 있거나 또는 드로우 인 하는 선수에게 있을 때 수비선수가 코트의 상대선수에 접촉을 하는 경우

    지난 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부산 케이티의 경기에서 치열했던 4쿼터 승부는 심판의 휘슬, U파울 선언에 요동 쳤다.

    KGC인삼공사의 양희종은 팀이 61-57로 앞선 4쿼터 종료 6분1초 전 케이티 이재도에게 U파울을 범했다. 이재도가 빠르게 치고 나가 3점슛 라인 안쪽으로 들어온 순간 옆에서 달려온 양희종이 이재도의 공을 빼앗으려다 부딪혔다.

    4쿼터 종료 6분여를 남기고 KGC인삼공사 양희종이 케이티 이재도에 반칙을 하는 장면 (사진/중계화면 캡처)

     



    어떤 규칙이 적용됐을까.

    일단 3번은 아니다. 이재도와 바스켓 사이에 다른 KGC인삼공사 선수가 있었다. 흔히 말하는 '속공파울'의 범주로 보기는 어려운 장면이다. 그렇다면 2번이 적용됐을까. 양희종의 충돌에 이재도는 다소 과도한 액션을 취하며 공을 흘렸다.

    최근 FIBA가 주관한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U파울 보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지나치거나 심한 접촉을 유발해 적용되는 U파울은 탄식이 터져나올 정도로 과격한 반칙을 하지 않는한 불리지 않았다. 양희종의 반칙이 과연 스포츠맨 정신에 위배될만큼 과격했는가?

    KGC인삼공사는 U파울 이후 4점을 내줬다. 이재도가 자유투 2개를 넣었고 이어지는 공격에서 코트니 심스가 반칙을 얻어 자유투 2개를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 찰스 로드가 5반칙 퇴장을 당했다. KGC인삼공사에게는 너무나 뼈아픈 U파울이었다.

    U파울은 경기 막판에 또 나왔다.

    케이티가 71-69로 앞선 4쿼터 막판 KGC인삼공사의 김기윤이 빠르게 치고 나갔다. 케이티 선수들도 빠르게 수비 코트로 돌아와 김기윤이 3점슛 라인 안으로 들어왔을 때 이미 2명이 페인트존 안에 머물고 있었다. 그 순간 이재도가 김기윤에게 반칙을 했다.

    4쿼터 막판 케이티 이재도가 KGC인삼공사 김기윤에게 반칙을 하는 장면 (사진/중계화면 캡처)

     



    당시 케이티는 팀 반칙에 여유가 있었다. 이재도는 아마도 그래서 반칙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양희종의 U파울을 선언했던 심판은 이때도 두손을 움켜잡았다. U파울을 선언한 것이다. 안양 팬들은 환호했다. 두손을 번쩍 든 심판은 영웅이 됐다.

    이재도의 접촉은 결코 과격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3번 규칙이 적용된 것일까. KGC인삼공사의 속공 기회라고 볼 수는 있지만 규칙으로 정의된, '노마크 찬스'는 아니었다.

    김기윤은 자유투 2개를 넣었다. U파울 이후에는 공격권도 주어진다. KGC인삼공사는 마지막 공격권에서 마리오 리틀의 위닝샷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U파울 이후 쏟아져나온 4점에 승부가 역전됐다.

    3일 경기에서 나온 두 차례의 U파울 장면과 비슷한 장면을 다른 경기에서도 봤다. U파울이 불릴 때도 있지만 아닐 때가 더 많다. 팬들은 경기마다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U파울은 올 시즌 하나로 통합됐다. 지난 시즌에는 속공파울과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이 나눠져 있었다. FIBA 룰에 따라 통합한 것이다.

    지난 시즌 시도 때도 없이 불렸던 속공파울이 FIBA 규칙으로 정리가 되면서 기준이 강화된 것이다. 이제 속공 상황에서의 U파울 적용은 NBA의 '클리어-패스 파울'과 비슷해졌다. 축구로 비유하면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잡은 공격수에게 수비수가 백태클을 해야 적용되는 반칙이다.

    그러나 경기규칙서에 정의가 내려진 U파울과 현장에서 적용되는 U파울 사이에는 다소 괴리감이 있어보인다. 현장은 U파울의 정체에 대해 여전히 헷갈려 한다. 룰은 규칙서에 따라 적용돼야 한다. 리그 운영의 기본이다. 그래야 논란이 없다.

    KGC인삼공사와 케이티의 경기 때처럼 승부처에서 나오는 U파울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RELNEWS:right}한편, 3일 경기 도중 작전타임 요청 사고도 있었다. 마리오 리틀이 골밑슛을 성공시켜 71-69로 추격을 당한 케이티의 벤치는 곧바로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그러나 현장 본부에서 케이티의 작전타임 요청을 보지 못했다. 경기가 그대로 진행됐다. 케이티는 재정비 후 달아나는 득점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기회를 잃었다.

    이에 대해 KBL 측은 "지난 시즌에 작전타임이 요청되고도 선언되지 않는 상황이 있었다. 그래서 올 시즌 감독관들에게 교육을 확실히 했다"며 "벤치의 잘못도 있다. 더 확실하게 어필해야 한다. FIBA 룰로 바뀌면서 양측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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