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선수들이 가장 원하는 새 시즌의 우승 '당근'은 역시 외박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감독님의 미소와 시즌 종료 후의 해외여행도 원하고 있었다.(자료사진=KOVO)
"감독님, 외박 좀 많이 주세요"
무려 6개월이나 이어지는 대장정 동안 선수들을 다시 뛰게 만드는 힘은 ‘채찍’보다 ‘당근’이다. 매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은 공개적으로 감독과 구단에 우승 달성 시 원하는 ‘당근’을 공개했고, 실제로 그에 따른 보상이 이뤄졌다.
지난 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IBK기업은행이 단체로 하와이 여행을 다녀온 것도 바로 선수들이 공약 덕분이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둔 V-리그 여자부 선수들은 올 시즌도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5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6개 팀 선수들은 나란히 감독과 구단에 자신들이 원하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시즌을 최하위로 마치고 창단 이후 가장 고된 비시즌을 보낸 KGC인삼공사의 간판 백목화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한 달에 2박3일짜리 외박을 두 번 정도 받고 싶다”고 소박한 꿈을 제시했다.
흥국생명 소속 프로 2년 차 이재영은 V-리그 여자부 6개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올 시즌 우승 공약이 없다고 말해 박미희 감독을 활짝 웃게 했다.(자료사진=KOVO)
한국도로공사의 이효희 역시 “우리는 외국 여행도 다녀왔고, 훈련도 많이 하지 않아 만족스럽다”면서도 “(백)목화보다는 더 크게 매주 2박3일 휴가를 받고 싶다”고 이호 감독을 강하게 압박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 IBK기업은행의 김희진도 “우리는 지금 격주로 외박을 가고 있는데 매주 외박을 갔으면 좋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선수들이 가장 원했던 ‘외박’ 외에도 선수들의 목소리는 분명했다. 현대건설의 새 주장 양효진은 “감독님께서 많은 것을 들어주셔서 특별한 것은 없지만 우승한다면 정말 좋은 곳으로 해외여행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의 간판 공격수로 성장한 이소영은 “평소 감독님이 많이 웃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옆에 앉은 이선구 감독은 물론, 미디어데이를 찾은 여자부 6개 구단 관계자를 웃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