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나 끝내줬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박건우가 더스틴 니퍼트에게 안기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3-3으로 팽팽히 맞선 10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연장 10회말 두산의 공격. 1사 후 최주환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 타석에서 대타를 냈다. 주인공은 박건우였다.
사실 김태형 감독은 데이빈슨 로메로를 염두에 뒀다.
하지만 로메로는 타석에 설 수 없었다. 이미 두산은 선발 더스틴 니퍼트에 이어 앤서니 스와잭도 중간 계투로 내보내면서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썼기 때문이다. 로메로 카드를 쓸 수 없는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에게 기회를 줬다.
박건우는 올해 70경기에서 타율 3할4푼2리, 홈런 5개, 26타점을 기록했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출전할 때마다 제 몫을 했다. 대타 타율도 4할이었고, 특히 득점권 타율이 4할4푼4리일 정도로 두산에게 수 차례 승리를 선물했다.
결국 박건우가 끝냈다.
박건우는 김택형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을 갈랐다. 2루에 대주자로 나간 장민석이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타구였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박건우는 경기 후 "김택형의 공이 좋아서 빠른 공을 노리려고 했다"면서 "오른손 타자라서 슬라이더가 꺾이는 게 몸쪽으로 들어오다가 맞아서 좋은 타구가 나왔다. 몸쪽을 많이 던진다고 분석했는데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걸렸다"고 끝내기 안타 장면을 돌아봤다.
계속해서 "아직도 내가 뭘 했는지 모르겠다. 기분이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6회부터 계속 몸을 풀었다. 하지만 기회가 오지 좀처러 오지 않았다. 6회말 안타를 치고 나가 추격 득점을 올리고, 7회말 동점 적시타를 날린 동갑내기 정수빈이 부럽기도 했다. 그만큼 경기에 뛰고 싶었다.
그 때 정수빈의 한 마디가 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