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후자금 날리고 대출로 근근히 버텨
- 강태용은 잡는데 조희팔은 못 잡는다?
- 2인자만 잡고 꼬리 자르려는 건 아닌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수원 (조희팔 사건 피해자)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조희팔이란 이름 석 자가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습니다. 조희팔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강태용이 지난 주말 도피 7년 만에 중국에서 검거가 됐고, 빠르면 이번 주말 국내로 소환될 예정이다, 이런 뉴스가 나온 건데요. 조희팔 사기극이 끝난 지 7년이 흘렀지만 의혹은 여전합니다. 당사자 조희팔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부터가 미스터리고요. 은닉재산은 얼마나 될지 아직 풀어야 할 실타래가 많은데요.
오늘 이 시간은 'AS뉴스' 코너로 준비를 했습니다. 조희팔의 오른팔이라는 강 씨 검거 소식을 듣고 지금 이분들은 어떤 심정일지… 7년이라는 세월을 누구보다 가슴 졸이며 살아오셨을 분들, 피해자 가운데 한 분을 연결합니다. 조희팔 사기극의 피해자 박수원 씨 연결을 해 보죠. 박 선생님, 나와 계세요?
◆ 박수원>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조희팔의 최측근 오른팔이다, 이렇게 알려진 강태용이 검거됐답니다. 소식 듣고는 심정이 어떠셨어요?
◆ 박수원> (한숨) 지난 7년, 8년여 동안 몸부림쳐도 잡히지 않던 놈이 갑자기 잡혔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 김현정> 깜짝 놀라셨어요? 선생님은 피해 금액은 얼마나 되십니까?
◆ 박수원> 한 3억 정도 됩니다.
◇ 김현정> 3억원. 피해자가 4만여 명 되잖아요. 그 금액을 다 합치면 4조원이라고 하는데요.
◆ 박수원> 경찰 추산 발표된 게 4조라고 하는데요. 저희들이 파악한 바로는 금액으로는 8조원에 달하고, 피해 인원도 10만여 명에 달한다고 저희들이 추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경찰이 추정하는 것보다, 이 피해자들끼리 알음알음 조사는 조사한 건 훨씬 크네요, 액수가. 선생님은 3억원이나 투자하셨어요? 어떤 돈 이었습니까? 그 3억원…
◆ 박수원> (한숨) 제가 한평생 공직 생활하다가 받은 퇴직금하고, 근검절약한 모아둔 노후자금이었습니다.
◇ 김현정> 노후 자금들… 수법이 다단계였잖아요, 다단계. 처음에는 어떻게 넘어가신 겁니까, 이게 사기인지 모르고.
◆ 박수원> 초등학교 동기라는 친구가, 경남 창녕에 있는데 부장직급을 달고 있었어요. 이 친구의 권유에 의해서 시작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조희팔이 꾸려놓은 다단계 회사의 부장을 달고 있는, 부장직급을 달고 있는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시게 된거네요?
◆ 박수원>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처음에 회유할 때는 뭐라고 하면서 회유를 하던가요? 뭐라고 하면서 꼬셨습니까?
◆ 박수원> '나하고 같이 투자를 해보자. 내가 겪어보니까 탄탄한 회사더라' 말을 했습니다. 또, '더 번창하면, 연금까지 지급하는 그런 회사다' 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했죠.
◇ 김현정> 그러다가 언제 사기인 걸 눈치 채셨어요?
◆ 박수원> 사건이 터지고 나서 사기인 줄 알았습니다.
◇ 김현정> 사건이 다 터지고나서, '사기극이었다'라고 발표가 되고 나서야?
◆ 박수원> 네. (한숨)
지난 2월 대구법원. 사기 피해자들이 조희팔 채권단 재판을 방청하고 있다(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선생님, 그런데 그걸 어떻게 눈치를 못 챌 수 있을까요? 청취자들은 참 이해가 안 갈 겁니다. 3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전 재산을 털어 넣으면서... 피해자들이 좀 둔감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 박수원> 초기에는 약속대로 이자가 꼬박꼬박 통장에 입금됐어요. 더군다나 의심을 하지 않은 건, 통장 입금 내용이 제2금융권도 아니고 제1금융권인 농협을 통해서 꼬박꼬박 들어왔기 때문에 저희는 철통같이 믿었습니다.
◇ 김현정> 사기로 드러나고 나서, 3억 중에 얼마나 회수하셨습니까?
◆ 박수원> 저는 못했습니다. 피해 금액이 3억입니다.
◇ 김현정> 피해 금액이 3억. 초기에는 이자를 좀 받으셨다고 하셨는데요.
◆ 박수원> 이 구조가, 이익금이 다시 재투자되고 재투자 되는 이런 구조였습니다.
◇ 김현정> 아, 그 이익금이 그대로 다시 재투자가 되는 원리라, 결국 현금으로 손에 쥔 건 하나도 없다는 말씀이신거죠? 사이버 상의 숫자상으로만 이득이 있었던 거군요.
◆ 박수원> 그렇습니다.
◇ 김현정> 평생을 번 돈 3억. 그 7년,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 박수원> 참… 죽지 못해 사는 거지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죠. (한숨)
◇ 김현정> 생활은 되세요?
◆ 박수원>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서 근근이… 조금씩 조금씩,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 김현정> 주변에 피해자분들하고 많이 교류를 하실 텐데. 더 힘든 피해자들도 계세요?
◆ 박수원> 시골의 농지를 담보로 해서, 대출 받아서 투자한 사람들… 그리고, 지금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도 한 10여 명이 넘습니다.
◇ 김현정> 세상을 떠난 분들도, 그러니까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들 말씀하시는거죠?
◆ 박수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 극단적인 선택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것 때문에 병 얻고 앓아누워계신 분들도 꽤 계시겠어요.
◆ 박수원> 많죠, 그건 부지기수죠.
◇ 김현정> 부지기수입니까? 지금까지 수사과정 보시면서… 뭐가 제일 원망스러우셨습니까?
◆ 박수원> 이 사기범들이 번화가를 활보하고 다녀도, 수사기관에서 잡지도 않았고.
◇ 김현정> 왜 잡지 않았을까요, 수사기관에서.
◆ 박수원> 그게 아이러니한 미스터리입니다.
◇ 김현정> 무슨 비호세력이 있었던 거다, 이런 소문은 계속 돌았죠.
◆ 박수원> 소문이 아니라 비호세력이 없었더라면, 도저히 이건 불가능한 일이죠.
◇ 김현정>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주범 조희팔은 못 잡은 채, 2011년 중국에서 사망했다라고 우리 경찰이 공식발표를 했거든요. 그런데 피해자들은 계속 살아 있다고 지금도 믿고 계시는 겁니까?
◆ 박수원> 그렇죠. 죽음까지도 사기를 친다고 단정을 했죠.
◇ 김현정> '죽음이 사기였다' 생각하시는, 결정적인 근거는 뭔가요?
◆ 박수원> 중국에서는 아시다시피 돈만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없지 않습니까? 당시 박관천 경장의 사망 발표를 보면 너무나 경솔했죠. 사망 확증도 없이 발표를 했으니까요.
◇ 김현정> 조희팔 사망이란 공식 발표 후에도, 중국에서 조희팔을 봤다는 사람들 제보도 피해자 단체로 많이 들어오나요?
◆ 박수원> 들어왔죠.
◇ 김현정> 지금도 수사 의지만 있으면 잡을 수 있다고 보시는 거죠?
◆ 박수원> 그렇죠. 잡고 안 잡고는 사법당국 수사 기관의 의지가 문제입니다.
◇ 김현정>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조희팔이 살아있다고 100% 확신하시는 거예요, 피해자들은?
◆ 박수원> 확신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이 검거됐으니까, 조희팔도 검거되지 않겠느냐 이런 희망 섞인 예측들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수원> 못 잡는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되고. 중국에서 밀항한 사람이 조희팔과 제2인자 강태용인데요. 이 둘은 늘 붙어 다닙니다. 꼬리 자르기가 안 돼야 되는데, 현재 이 상황을 보면 그게 염려가 제일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강태용과 조희팔이 항상 붙어다녔기 때문에. 강태용은 잡으면서 왜 조희팔은 못 잡느냐, 이게 이해가 안 된다. 혹시 강태용만 잡고, 2인자만 잡고 꼬리 자르기 하려는 거 아니냐, 이게 피해자들의 가장 걱정이란 말씀이시죠.
◆ 박수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피 같은 돈 벌을 이렇게 다… 속아서 사기로 날려버리고 난 그 심정이 어떨까 안 당해 본 사람은 상상 못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2인자를 검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남아 있는 미스터리들이 확실하게 풀려서 피해자들의 피해금액도 좀 돌려받고요. 꼭 사과도 받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박수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조희팔 사기사건의 피해자 중의 한 분 만났습니다. 박수원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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