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현.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가 준비한 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자는 원종현(28)이었다.
지난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원종현은 7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하며 NC 불펜을 이끌었다. 특히 155km까지 찍힌 강속구는 원종현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미국 스프링캠프 도중 이상 징후를 느껴 조기 귀국했고, 암 판정을 받은 뒤 수술대에 올랐다. 동료들이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는 동안 원종현은 암과 싸웠다.
NC 선수들은 모자에 '155'를 새기고 시즌을 치렀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마산구장 홈 플레이트 뒤에도 '155K'라는 문구가 쓰여졌다. 원종현과 함께 한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원종현이 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자로 나서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다시 마운드에 오른 원종현도, 동료들도 감동이었다.
김경문 감독도 18일 경기를 앞두고 뒤늦게 소식을 접한 뒤 "어려움을 딪고 일어난 선수라 계속 잘 했으면 했다. 당시 나도 놀라고, 팀도 놀랐다"면서 "원종현이 빠진 자리를 다른 선수들이 뭉쳐서 이겨냈다. 감독을 10년 넘게 했지만, 뭉클해진다. 살살 100km 정도만 던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록 시구지만, 원종현의 기분도 남달랐다. 10개월 만에 입어본 유니폼, 그리고 10개월 만에 올라선 마운드다. 공을 제대로 던지는 것도 10개월 만이다.
원종현은 "유니폼을 오랜 만에 입어본다. 유니폼을 입으니까 그동안 힘들었던 것이 싹 가신다. 내년 복귀에 자신감이 생긴다"면서 "세게 던지면 좋겠지만, 내 생각에도 공이 세게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멋쩍게 웃었다.
현재 원종현은 재활조에서 훈련 중이다. 목표는 당연히 내년 복귀다. 동료들이 올해 만들어낸 감동을 내년에는 함께 만들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