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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ERA·탈삼진 1위 모두 울린 '머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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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승·ERA·탈삼진 1위 모두 울린 '머피의 법칙'

    다니엘 머피의 홈런 장면. (홈페이지 영상 캡처)

     

    1945년 월드시리즈. 시카고 컵스는 리글리필드에 한 관중이 데리고 온 염소를 입장시키지 않았다. 빌리 시애니스는 "다시는 리글리필드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저주했다. 결국 컵스는 69년 동안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1908년 우승 이후 107년째 우승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 우승이 없는 팀이다. 유명한 '염소의 저주'다.

    그런 컵스가 모처럼 월드시리즈 진출 기회를 잡았다. 컵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니엘 머피가 컵스를 막아섰다.

    컵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 원정 경기에서 뉴욕 메츠에 1-4로 졌다. 1~2차전을 모두 내준 컵스는 남은 5경기 중 4승을 거둬야 꿈에 그리던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에이스들 울리는 '머피의 법칙'

    '머피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꼬이기만 할 때 쓰는 말이다. 올해 LA 다저스와 컵스의 에이스들이 포스트시즌에서 줄줄이 '머피의 법칙'에 시달렸다. 진짜 머피에 의해서다.

    머피는 1회말 컵스 에이스 제이크 아리에타를 상대로 선제 투런 홈런을 날렸다. 올해 포스트시즌 5호 홈런으로 메츠의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근데 5개의 홈런이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내노라하는 투수들을 상대로 나왔다.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클레이튼 커쇼에게 2개, 잭 그레인키에게 1개를 쳤고,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1차전 존 레스터, 2차전 아리에타를 두들겼다. 커쇼와 그레인키, 레스터, 아리에타에게 모두 홈런을 친 타자는 고작 3명에 불과하다. 카를로스 곤잘레스와 지안카를로 스탠튼, 그리고 머피다. 머피는 한 시즌에, 그것도 포스트시즌에만 기록을 작성했다.

    특히 정규리그 다승 1위(아리에타), 평균자책점 1위(그레인키), 탈삼진 1위(커쇼)에게 모두 홈런을 친 세 번째 타자가 됐다. 머피에 앞서 이 기록을 세운 타자는 미키 맨틀과 프랭크 토마스가 유이했다.

    또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홈런으로 에반 롱고리아(2008년), 후안 곤잘레스(1996년), 제프리 레오나르드(1987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다 기록은 2004년 카를로스 벨트란의 5경기 연속 홈런이다.

    ▲6회에 약해지는 노아 신더가드

    신더가드는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루키다. 24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7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당당히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정규리그 기록을 보면 6회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5회 실점은 단 한 차례도 없었지만, 6회에는 16점이나 내줬다. 이날도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다 6회초 1점을 내준 뒤 2사 2루에서 교체됐다. 하지만 컵스는 1점 밖에 뽑지 못했다. 메츠는 존 니스가 등판해 위기를 넘겼다. 컵스로서는 1사 2루에서 카일 슈와버, 2사 2루에서 앤서니 리조가 거푸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 아쉬웠다.

    신더가드는 5⅔이닝 동안 9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지난 11일 다저스와 디비전 시리즈 2차전(9개)에 이어 포스트시즌 두 번째 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메츠 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두 차례 9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톰 시버(1973년), 드와이트 구든(1988년), 알 라이터(2000년)에 이은 네 번째다.

    또 신더가드는 23세50일의 나이로 승리 투수가 되며 메츠에서 두 번째 어린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됐다. 최연소 기록은 1969년 23세9일의 나이로 승리 투수가 된 개리 젠트리다.

    ▲무너진 컵스 에이스 아리에타

    아리에타는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 중 하나다. 특히 7월2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이후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당시 필라델피아 선발 콜 해멀스는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다.

    게다가 아리에타가 선발로 나섰을 때 컵스는 15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피츠버그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세인트루이스와 디비전 시리즈 2차전 모두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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