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9일 조희팔은 측근 7인에게 70억 원 돈세탁을 지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희팔이 경찰 압수수색 이틀을 앞두고 측근 7명에게 70억 원을 전달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수표지급내역'이 나왔다.
조씨가 도피자금을 마련하려고 돈 세탁을 지시하고 일부는 퇴직금 명목으로 나눠준 것으로 풀이되는데 7인방 중 3명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25일 CBS 노컷뉴스가 입수한 '자기앞수표 지급내역'을 보면 대구경찰청이 전산실 압수수색에 나서기 이틀 전인 2008년 10월 29일, 조희팔은 고철업자에게서 돌려받은 5억 원 권 수표 14장을 측근 7명에게 전달한다.
가장 많은 액수를 건네받은 이는 25억 원을 받은 그룹 전산실 상무 출신의 구모(52)씨다.
구씨는 조희팔이 직접 영입한 인물로 2008년 10월 1일부터 핵심 부서인 기획실과 전산실 업무를 총괄했다.
같은날 ㈜씨엔 대표 권모(55)씨와 씨엔 단장이자 ㈜부산요트 대표 최모(58)씨, 주택시행사인 ㈜샤빌코리아 대표이사 도모(53)씨 등 3명이 각각 10억 원을 받는다.
조희팔은 이에 더해 지난 20일 대구에서 숨진 채 발견 된 조카 유모(46)씨를 비롯해 ㈜리브 관리이사 김모(52)씨, 우모(46))씨 등에게도 5억 원씩을 넘겨준다.
수표 발행 지점이 A은행 대구, 신암, 범어점 등으로 다양하지만 지급계좌는 서울 용산점 1곳인 점이 특이하다.
조희팔이 해당 측근들의 명의로 된 차명 계좌를 보유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수표 리스트에 올라있는 7인방 가운데 자금 세탁 혐의로 처벌을 받은 인물은 ㈜부산요트 대표 최씨가 유일하다.
최씨는 조희팔의 지시에 따라 5억 원권 자기앞수표 2장을 1천만 원권 100장으로 바꾸고 그 대가로 1천만 원을 받아 개인 용도로 썼다고 검찰과 법정에서 진술했다.
구씨와 권씨는 다단계 사기에 개입한 혐의로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7년을 선고받았고, 조카 유씨는 중국 밀항을 도와 징역 1년의 처벌을 받았지만 모두 자금세탁(횡령방조) 혐의는 비켜갔다.
㈜리브 관리이사로 경인지역 회원들의 교육과 관리를 총괄한 김씨는 7년째 행방이 묘연하고 도씨는 수사기관의 수배 대상조차 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인방 중 가장 베일에 싸인 인물은 우씨다.
다단계 사기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한 흔적조차 없는 제3의 인물로 피해자들도 생소하게 여긴다. {RELNEWS:right}
수표를 현금화한 시점도 6명과는 달리 조희팔이 밀항한 이후인 12월 16일이다.
일부에서 우씨는 조희팔이 실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필리핀 모 호텔의 경영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기 피해자 A씨는 "도피자금 세탁에 관여한 7명 중 3명은 꼬리도 잡히지 않거나 아예 수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며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