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추승균 감독(사진 왼쪽)과 송교창 (사진/KBL)
모두가 깜짝 놀랐다. 본인도 놀랐다. 프로농구 전주 KCC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프로농구 무대 직행을 선언한 송교창(삼일상고)을 지명하자 장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래 전부터 1-2순위를 다퉜던 문성곤(고려대), 한희원(경희대)에 이어 송교창의 이름이 세 번째로 호명됐다.
추승균 감독은 26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삼일상고 졸업 예정인 신장 200cm의 포워드 송교창을 지명했다.
송교창은 원래 고려대 진학을 고려하다 프로 직행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동안 국내 고교 최정상급 선수가 대학 대신 프로 진출을 선언한 사례는 없었다. 송교창의 '얼리엔트리' 신청 소식이 알려진 이후부터 그는 화제의 대상이었고 3순위 지명으로 또 한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송교창은 "국내 고등학교 선수로는 최초로 1라운드에 뽑혔는데 그게 제게는 도전이었다. 기회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순위에 뽑혀서 많이 놀란 게 없잖아 있다. 5-6순위 정도를 생각했다. 뽑힐 자신은 있었다"며 웃었다.
송교창은 지난 6월 그리스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19세 이하(U-19) 세계선수권 대회를 다녀왔다. 그때부터 프로 조기 진출의 생각이 꿈틀거렸다.
송교창은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하면 농구를 잘할까 생각이 많았다"며 "세계선수권에 가서 키가 크고 힘과 스피드가 있는 선수들과 붙다 보니까 실력이 느는 게 보였고 그런 면 때문에 프로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송교창을 즉시전력감으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추승균 KCC 감독은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선수들을 제치고 왜 송교창을 선택했을까.
추승균 감독은 "2미터의 신장에 그 정도 스피드를 갖췄으면 뽑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이 신장에 슈팅 능력과 돌파 능력을 갖췄다. 웨이트 면에서 노력을 많이 하고 기본적인 것부터 해나간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교창은 언제쯤 프로에서 즉시전력감이 될 수 있을까. 추승균 감독은 이 질문에 "기간이 충분히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추승균 감독의 답변이 끝나자마자 송교창의 생각이 궁금해 같은 질문을 던져봤다. 송교창은 "이번 시즌에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추승균 감독은 "내 책임이!"라고 말하며 갑자기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당장 리그에 임팩트를 남기고 싶다는 송교창의 당찬 발언에 추승균 감독이 오히려 긴장한듯 보였다. 선수를 만드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