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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승훈의 11번째 답장…'아이엠' 감상법

    (사진=도로시컴퍼니 제공)

     

    "데뷔 25주년 소감이요? 이제 새로운 시작입니다."

    가수 신승훈에게 올가을은 특별하다. 어느덧 데뷔 25주년을 맞이했고, 9년 만의 정규 앨범으로 팬들 곁을 찾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신보를 '25주년 기념 앨범'이라 칭하진 않았다. "아직 축하받기에는 이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신승훈은 지난 27일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지금부터가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라면서 "앞으로 내가 해나갈 음악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11집부터는 '다시 쓰기'를 하자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다"며 "1집부터 10집까지가 시즌1이었다면, 11집부터는 내 음악인생의 시즌2가 될 것 같다. 더 세련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승훈의 이번 앨범은 음악적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두 개의 파트로 나뉘어 발매된다. 신승훈 특유의 스타일에 현재의 감성을 더한 곡들로 구성된 파트1 '아이엠('I am...)'과 새로운 음악적 변화와 시도를 엿볼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된 '앤 아이엠(&I am')'이다.

    신승훈은 "파트1 '아이엠'은 제 노래를 사랑해주셨던 분들을 위한 11번째 답장"이라고, "파트2 '앤드 아이엠'은 향후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 '아이엠'에 수록된 6곡을 직접 들려주며 작업 비화를 밝혔다. 신승훈이 직접 소개한 신곡 감상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1. '이게 나예요'
    작곡 : 신승훈, d.ear / 작사 : 신승훈, 심현보

    = 대부도 펜션에서 쓴 곡이에요.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 같은 애절한 발라드를 기다리셨던 분들을 위한 곡이죠. 심현보 씨와 함께 오랜만에 가사를 한 번 써봤어요. 무뎌지긴 했지만, 뭔가 나오긴 하더군요.

    특징은 자극적인 훅과 지나친 슬픔을 뺐다는 거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슬픔이 묻어나는 곡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영화에서 가장 슬플 때는 여주인공이 펑펑 울 때가 아니라 웃으면서 '이젠 안 울어'라고 할 때가 아닐까요. 아마 이 노래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네요. 믹싱 4번, 마스터링 3번. 담백함을 뽑아내기 위해서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인 곡입니다.

    #2. '해, 달, 별 그리고 우리' (With 김고은)
    작곡 : 정준일 / 작사 : 정준일

    = 메이트 정준일의 음악을 듣고 난 뒤 '곡을 받고 싶다'고 연락을 했어요. 그게 벌써 4년 전 일이죠. 그땐 제가 한창 미니앨범으로 실험 정신을 발휘하고 있을 때라서 4년 동안 가지고만 있었어요. 그동안 (정)준일이가 참 유명해졌더군요.

    아시다시피 배우 김고은 씨와 함께 불렀어요. '몬스터'라는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신인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를 참 잘한다고 느꼈고 듀엣을 부탁했어요. 처음에는 '제가 어떻게요'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부른 데모 버전을 들려주니 '꼭 하고 싶다'고 마음이 바뀌었죠.

    녹음이 빨리 끝나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제가 완벽주의자인데, 연습을 철저히 해와서 다시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죠. 박진영 씨가 '공기반 소리반' 이야기를 했는데, 김고은 씨가 공기반을 제가 소리반을 한 느낌이 들어요. 그만큼 좋은 시너지가 나온 곡이고, 사랑스러운 노래죠.

     

    #3. '사랑이 숨긴 말들'
    작곡 : 신승훈, 권태은 / 작사 : 양재선

    = 장르는 재즈인데요, 하면 할수록 어려운 장르인 것 같아요. 8집까지는 매번 시도했다가 12년 정도 하지 않았었죠. 이번에는 연륜이 쌓였다는 생각에 다시 도전해봤어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창법을 시도해봤고, 담백하게 불렀죠. 정확히 말하면 네오 재즈, 어반 재즈에 가까워요. 트렌디하게 접근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이 곡은 청평에 있는 펜션에서 썼어요. 연습생들과 '송캠프'를 갔을 때죠. 강을 보는데 악상이 떠올랐던 기억이 나네요.

    # 4. 'AMIGO'
    작곡 : 신승훈, 권태은 / 작사 : 김이나

    = 아미고. 서부 영화에 주로 나오는 대사죠. 연인보다 친구처럼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제 곡 중에 '처음 그 느낌처럼', '로미오 앤 줄리엣'과 느낌이 비슷하죠. 그동안 여러 시도를 해봤는데, 제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빠른 장르는 디스코더라고요. '엄마야'도 그랬고요. 업그레이드 된 '엄마야'라고 봐주셔도 될 것 같네요.

    사실 콘서트를 염두해두고 만든 곡이에요. 신나는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 80년대 디스코풍을 택했고 어떤 율동을 만들까도 고민 중이죠. CD로 듣기에는 한계가 있고 공연에서 더 빛나는 곡이 될 것 같네요.

    #5. 'Would you marry me'
    작곡 : 신승훈 / 작사 : 양재선

    = 한 때는 제가 축가 섭외 1순위였어요. 그런데 제 히트곡은 대부분 이별 노래라서 항상 7집 수록곡 '어느 멋진날'을 불렀어요. 딱 한 번 박찬호 선수 결혼식에서 이별 노래인 '아이 빌리브'를 불렀죠.

    예전부터 프러포즈송을 만들고 싶었어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보다 노래를 부르면 멋지잖아요. 전략적으로 만들어봤죠. 그래서인지 3시간 만에 곡을 썼어요. 제가 요즘 간절한가 봐요. 하하.

    애잔한 스타일의 발라드 곡이고, 최대한 슬프게 부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남성 분들은 프러포즈할 때 한 번 도전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또 제가 만약 어딘가에서 이 노래를 부른다면 주목하셔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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