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을 자처한 남자 지현우가 변하기 시작했다. ‘을’의 대변인 안내상의 한 마디 때문이다.
"사람들은 옳은 사람 말 안 들어, 좋은 사람 말 듣지."
31일 방송된 JTBC 특별기획 ‘송곳’ 3회에서는 우연히 안내상(구고신 역)의 명함을 본 지현우(이수인 역)가 그의 노동상담소를 찾아가면서, 두 남자의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둘은 '푸르미마트' 노조를 결성해 대응하기 위해 손을 잡기로 했다.
JTBC 드라마 '송곳' 방송 화면 캡처.
이 과정까지 오기는 쉽지 않았다. ‘푸르미마트’ 직원들의 부당해고를 반대하기 위해 노조를 조직하겠다는 이수인(지현우 분)의 굳센 의지와는 다르게 구고신(안내상 분)은 “정의감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돌아갈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수인의 고집은 계속됐고 결국 한 발 물러선 고신은 수인에게 ‘견학’이라는 명분으로 각종 폭언과 폭력이 난무하는 노조현장에 데려가 진짜 현실을 보여주었다.
"웰컴 투 더 리얼 월드!"
이는 상상 이상으로 지독하고 힘든 싸움에 수인이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려는 고신의 배려 아닌 배려였던 것.
고신은 “앞으로는 이겨도 지는 날들의 연속이야. 이겨도 서럽고 막막해. 근데 자기 생활도 자기 삶도 아닌 당신이 이 일을 하겠다고?”라며 끊임없이 포기를 회유했다.
하지만 이러한 고신의 마음을 흔든 건 수인의 꺾이지 않는 정의감이었다. 고신의 말에 울컥한 수인은 “영문도 모르고 떠밀려서 나가는 사람들을 그냥 보고만 있어요? 소장님은 그게 됩니까? 저는 안 됩니다!”라고 소리치며 깊은 곳에 있던 진심을 드러냈다.
(JTBC 드라마 송곳 방송화면 캡처)
이는 두 사람의 만남이 ‘푸르미마트’ 직원들의 인생을 좌우할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을 예감케 했다.
이제 수인은 고신의 현실적인 조언에 따라 ‘옳은 사람’이 아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RELNEWS:right}
그동안 같이 밥을 먹지 않던 그가 도시락을 들고 직원들이 식사하는 곳으로 가고, 직원들이 심심할 때 장난 삼아 타던 고장난 카트 멀리 타고 가기에도 동참했다.
'친해지고 싶어서, 잘보이고 싶어서'라는 수인의 말이 직원들은 낯설기만 하지만, 이 작은 행동이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지는 알 수 없다.
과연 고신의 도움을 바탕으로 수인은 ‘푸르미마트’ 직원들과 노조 결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송곳’의 4회는 1일 밤 9시 40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