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메이저리그 갈 만 하죠?" 황재균과 김현수가 베네수엘라전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올해 한국 야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붐이 일고 있다.
지난해 포스팅을 거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안착한 강정호(28)의 성공으로 한국 야수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이미 박병호(29)가 1285만 달러라는 거액의 포스팅 금액으로 미네소타 트윈스와 연봉 협상을 남겨두고 있고, 일본 무대를 정복한 이대호(33)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손아섭(27) 역시 롯데가 16일 포스팅 공시 요청을 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들 외에도 메이저리그가 눈독을 들일 만한 야수들이 있다. 바로 황재균(28)과 김현수(27)다. 둘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찾은 '프리미어 12'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2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한국-베네수엘라전.
황재균은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4안타를 쳤다. 일본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 빠졌고,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는 무안타에 그쳤던 아픔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날리더니 4회말과 5회말에는 연타석 솔로 홈런을 쳤다. 6회말에도 내야 안타를 치며 4타수 4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홈런 2개 모두 한 손을 놓은 상황에서 만들어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황재균'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홈런이었다.
황재균은 아직 메이저리그 도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미 팀 동료인 손아섭이 먼저 포스팅에 참가하기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KBO 규정상 한 팀에서 한 해 두 명의 해외 진출은 불가능하다. 롯데는 손아섭의 포스팅이 불발로 돌아갈 경우 황재균에게 포스팅 참가 기회를 줄 계획이다.
김현수도 만만치 않았다. 일본전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3번 타자가 좋은 타자라 생각한다. 타석에서 전해지는 느낌이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무게감이 있었다.
전날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도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쳤던 김현수는 베네수엘라전에서도 1회말 무사 1, 2루에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루타를 때렸다. 이어 5-2로 앞선 4회말 2사 2루에서도 적시타를 날렸다. 또 도루를 시도한 뒤 이대호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특히 김현수는 국제대회에 강하다. 유연한 타격폼 덕분에 처음 만나는 투수의 공에 잘 대처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3할7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할9푼3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5할5훈6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4할2푼1리의 맹타를 휘둘렀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면 더 가치가 올라가는 김현수다.
게다가 김현수는 FA 자격을 얻었다. 아직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포스팅을 거치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