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멕시코와 프리미어12 B조 4차전에서 3회 천금의 솔로 홈런으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주포 박병호.(자료사진=박종민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난적 멕시코를 넘어 프리미어12 8강 진출을 확정했다. KBO 리그 최고의 거포 박병호(넥센)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열린 멕시코와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B조 4차전에서 4-3 신승을 거뒀다. 일본과 개막전 패배 뒤 3연승의 신바람을 불었다.
한국은 15일 미국과 B조 조별리그 최종 5차전과 관계 없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최소 조 3위를 확보, A조와 B조 4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멕시코는 1승 3패가 됐다.
8강 진출도 기쁘지만 박병호가 첫 아치를 그린 게 반가웠다. KBO 리그 홈런왕의 자존심을 살리면서 남은 경기들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박병호는 이날 3-0으로 앞선 3회 2사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때려냈다. 상대 선발 세사르 카리요의 4구째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번 대회 4경기, 15번째 타석 만에 나온 한방이었다.
사실 박병호는 8일 일본과 개막전에서 팀에서 유일한 멀티히터였다. 일본 우완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니혼햄)로부터 2루타를 뽑아내며 타격감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에 빠졌다. 도미니카공화국과 2차전과 베네수엘라와 3차전까지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대회 타율이 1할6푼7리(12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공교롭게도 자신과 독점협상권 입찰에 낙찰받은 메이저리그(MLB) 구단이 미네소타로 밝혀지면서 부진이 겹쳤다. 때문에 박병호가 입단 협상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MLB 스카우트들이 다수 파견된 이번 대회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라는 의견이었다.
일본과 개막전 이후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병호.(자료사진=윤성호 기자)
하지만 박병호는 이날 시원한 한방으로 그동안의 부진과 부담을 털어냈다. 홈런을 쳐낸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박병호의 얼굴도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자칫 부진이 더 길어졌다면 입단 협상에서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었지만 압박감을 훌훌 털어냈다.
특히 이날 승리로 직결된 한방이었다. 대표팀은 1회초 김현수(두산)의 2타점 2루타, 2회초 정근우(한화)의 1타점 2루타로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박병호의 솔로포로 4-0까지 달아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호투하던 선발 이태양(NC)이 3회 흔들렸다. 후안 페레스에게 우중간 3루타를 내준 뒤 케빈 메드라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점째를 내줬다. 이후 5회 포수 강민호(롯데)의 악송구로 1점 차까지 쫓겼다.
대표팀은 이후 차우찬(삼성)의 3이닝 8탈삼진 1실점(비자책) 쾌투로 리드를 지켰다. 이후 정대현(롯데)와 이현승(두산)이 뒷문을 잘 막아내 승리를 매조졌다. 만약 박병호의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혹여라도 이날 경기를 내줬다면 한국은 15일 미국과 최종전에서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어려운 지경을 맞을 뻔했다.
그러나 박병호의 홈런이 나와 1점 차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사실상의 결승타였다. 한국은 15일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미국과 맞선다. 일본전에 이어 김광현(SK)이 선발 등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