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사진=WM엔터테인먼트 제공)
8인조 신인 걸그룹 오마이걸은 많은 기대와 관심 속 지난 4월 데뷔곡 '큐피드(CUPID)'와 함께 베일을 벗었다. 소속사 선배인 'B1A4(비원에이포) 여동생'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데뷔한 이들의 첫인상은 사랑에 빠진 귀여운 소녀들. 섹시와는 거리가 멀었고, 청순이라기엔 좀 더 밝고 깜찍했다.
흥미로운 점은 첫사랑의 풋풋한 설렘을 노래하던 이들이 180도 변신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지난달 두 번째 미니앨범 '클로저(CLOSER)'를 발매한 오마이걸은 판타지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신비롭고 몽환적인 콘셉트로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다행히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고 차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대박'을 친 건 아니지만 '오마이걸'이라는 팀이 지닌 매력을 대중에게 충분히 어필하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을 들을 만 했다.
최근 '클로저' 활동을 마친 오마이걸과 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W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여덟 소녀의 얼굴에는 활동이 끝났다는 아쉬움과 뭔가를 보여줬다는 만족감이 동시에 묻어 있었다.
"'큐피드' 때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활동하게 돼 걱정이 많았어요. 다행히 오마이걸의 새로운 도전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해요. '클로저'를 준비하면서 멤버간에 단합심도 생겼고, 무대 위에서도 자신감도 생겼죠. 데뷔곡 보다 더 많은 분들이 들어주신 것 같기도 하고요. 계단 하나를 더 밟고 올라간 느낌이랄까요."
오마이걸에게 많은 선물을 안겨준 '클로저'는 소녀시대 '라이언 하트(Lion Heart)'를 작곡한 션 알렉산더와 엑소 '으르렁'을 작사한 서지음이 합작해 탄생시킨 노래다. 몽환적인 곡 분위기와 순수한 소녀의 마음을 담은 감성어린 가사가 인상적인데, 굳이 비슷한 곡을 꼽자면, S.E.S.가 17년 전 부른 '드림스 컴 트루(Dream come true)' 정도다. 콘셉트가 그만큼 독특했고 차별화된 강점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클로저'를 처음 들었을 때, 지금 활동 중인 다른 걸그룹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무대 위에서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뭔가를 그리워하는 소녀 감성을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았죠. '아바타', '말레피센트' 같은 영화를 보며 내면의 감정을 끌어올렸고 활동을 하면서도 꼼꼼히 모니터링을 하며 흐름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오마이걸의 별자리 안무
오마이걸은 이 곡을 위해 지난여름부터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일명 '별자리 안무'를 완벽히 수행해내기 위해서였다. 귀로만 집중하며 들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클로저'가 자세히 보면 더욱 매력적인 노래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12개의 별자리의 형상을 본떠서 만든 독특한 안무 대형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기 충분하다.
"별자리 안무를 완벽히 숙달하기까지 3개월 정도가 걸렸어요. 워낙 다양한 동선이 많았고, 멤버간의 호흡이 중요해서 반드시 8명이 모두 모여야 했어요. 팔의 각도는 기본이고, 대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신발 앞코 라인까지 맞췄어요. 별자리마다 몇 발자국을 움직여야 하는지까지 머리 속에 그려놓을 정도로 세밀하게 연습했고요. 처음 8명이 하나가 되어 톱니처럼 돌아가는 모습을 봤을 땐 다함께 소리를 질렀어요. 그때 '열심히 연습하길 참 잘 했구나' 싶었죠."
이번 안무에 대한 오마이걸의 애정은 대단했다. 특히 책상 위에 손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멤버들은 아픈 발목을 부여잡고 연습에 임했던 사연, 무릎이 바닥에 쓸리고 멍이 들어 단체로 무릎보호대를 구매했던 사연 등을 이야기하며 신나게 웃었다. 참 긍정적인 그룹이다.
"여덟 명이서 함께하는 모든 게 즐거워요. 다들 아직 어린 나이인데, 굉장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기쁘고요. 벌써 큰 무대에도 여러번 올랐죠. 이런저런 값진 경험들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하고, 서로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요. 아이돌 멤버로 살아갈 우리 여덟명의 미래는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그룹이기도 하다. 비록 이번 활동 목표였던 음원차트 20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연말 시상식 신인상 후보에 올라가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단다. 또 "단기적인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차근차근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자신들만의 강점은 8인 8색 매력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