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홈피 캡처
아비 지옥. 고통이 가장 극심한 지옥을 일컫는 불교 용어다. KBS 단막극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3 '아비'는 왜 제목을 '아비'로 정했을까. 20일 서울 여의도 KBS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신일 PD는 "강한 욕망이 충돌하는 대치동의 한 가정에서 엄마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다. 비일상적인 사건이 터졌을 때,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극중 민지혜(신은정 분)는 잘 나가는 대치동 엄마다. 명문대와 명문고에 다니는 남매를 둔 덕분에 학부모들에게 입시 가이드를 해주는 입시대리모로 활동하고 있다.
엄마는 어느 날 사람을 죽인다. 그리고 피범벅이 된 엄마의 모습을 본 고교생 아들 지선우(곽동연 분)는 엄마의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김 PD는 "(지)선우는 대치동 사교육 시스템이 만들어낸 모범생이다. 하지만 엄마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고도 지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행동한다. 공부만 잘했지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우처럼 공부만 잘하는 학생이 어른이 된 후 곳곳에서 리더로 활동하고 있어서 우리 사회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대량생산하는 우리 교육 시스템이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만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선우를 연기한 곽동연은 실제 고등학생이다. 공감능력을 상실한 고등학생을 연기하는 게 어렵지 않았을까. 곽동연은 "선우가 어릴 때부터 공부를 강요하는 분위기에서 자라서 행복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 단 한 순간도 자기 마음대로 살았던 적이 없을 선우가 오히려 불쌍했다"고 했다.
가난한 구두장이 아빠를 둔 명문고 여학생을 연기한 고보결과의 케미에 대해서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배우들과 작업을 많이 해서 그런지 어색하지는 않았다"고 웃었다. 곽동연은 고보결보다 9살 어리다.
실제 6살 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신은정은 교육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고 했다. 신은정은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선우를 보면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선우같은 아이들이 많은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안타깝다. 미래의 학부모로서 큰 숙제를 떠안은 느낌"이라고 햇다.
KBS 드라마스페셜 '아비'는 오는 21일 오후 11시35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