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 챔피언의 근육' 정상수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머슬매니아 세계대회 마스터 부문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사진=식스팩)
'세계 피트니스 챔피언' 정상수(38)가 근육 경쟁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본격적인 보디빌딩 6년 만에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았다.
정상수는 지난달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끝난 머슬매니아(Musclemania) 세계선수권대회 머슬 마스터 부문 3위를 차지했다. 브래드 클락, 김정현이 1, 2위에 올랐다.
1991년 시작된 머슬매니아는 세계 최고의 보디빌딩과 피트니스 선수들이 근육과 몸매, 기량을 뽐내는 대회로 최근 이연, 낸시 랭 등이 출전해 국내에도 꽤 알려졌다. 한 개그 프로그램의 '징맨'으로 활약하는 황철순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지난 2012, 2013년 피트니스 부문 우승에 이은 낭보다. 정상수는 2012년 이 종목에서 한국인 최초로 정상에 올랐고, 이듬해도 2연패를 일궈냈다. 피트니스는 근육뿐만 아니라 신체 밸런스, 안무, 표현, 의상, 리듬감까지 종합적인 작품성을 평가하는 종목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몸매, 건강 유지를 위한 대중적인 스포츠다. 정상수는 2012년 세계 보디빌딩 피트니스 스포츠선수권대회(WBPF)에서도 피트니스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정상수(오른쪽 두 번째)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끝난 머슬매니아 세계대회 마스터 부문에서 수상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식스팩)
이런 가운데 정상수는 피트니스가 아닌 본격적인 근육 경쟁에 출전했다. 원래 전공인 에어로빅과 피트니스에 이어 보디빌딩까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에어로빅과 피트니스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만큼 보디빌딩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욕심이 있었다.
에어로빅 국가대표 출신으로 세계선수권대회(WAC) 은메달까지 따냈던 정상수가 보디빌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이번 대회 준우승한 김정현은 2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으로 전국체전 출전 선수다. 정상수는 그러나 남들보다 늦었지만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국민생활체육 전국 보디빌딩 연합회 최우수 선수상을 받을 만큼 성과를 냈다.
특히 정상수는 보디빌더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새로운 스타일의 선수로 어필했다. 기존 근육 포즈 외에 주어진 자유 표현 시간에 '울프맨'(늑대 인간)을 주제로 한 공연을 펼친 것.
여성 연기자와 함께 늑대 인간의 고뇌와 아픔을 표현한 공연으로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스토리 요소를 가미했다. 이 분야에서 처음 시도된 공연으로 심사위원들의 찬사와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정상수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머슬매니아 세계대회 머슬 마스터 부문 경쟁에서 늑대 인간 공연을 펼치는 모습.(사진=식스팩)
정상수는 "보디빌더 하면 우람해서 다소 둔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보디빌더도 날렵하고 부드러운 동작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근육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트니스가 아닌 보디빌딩 분야로 머슬매니아에 출전한 이유다. 대회 출전을 위해 정상수는 6개월 동안 닭가슴살과 찹쌀, 고구마, 채소, 과일 등 힘겨운 다이어트와 혹독한 훈련을 소화해냈다. 자신이 대표로 있는 종합 스포츠 전문 센터 식스팩 PT 1:1 스튜디오 잠실과 안산점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에도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지인들과 모임도 철저히 피한 끝에 3위라는 결실을 맺었다. 비록 우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준비 기간이었음을 감안하면 값진 성과다.
정상수는 "처음 도전하는 종목이었다"면서 "그래도 경기를 잘 했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순위를 떠나 모든 머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고 몸과 기량을 쌓아온 과정에 대해 찬사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