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과 이병헌 스캔들. 영화 '내부자들'이 650만 흥행 기록의 고지를 점령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약점들이 있었다. 메가폰을 잡은 우민호 감독은 어떻게 이 어려운 과제들을 극복해 지금에 이르렀을까.
우민호 감독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관객 수에 연연하지 않고 '내부자들'을 '청불' 영화로 만들게 된 전말을 밝혔다.
그는 "수치심이 거세된 권력자들이 얼마나 추악스럽고 무서울 수 있는지 성접대를 하는 그 한 장면이 전부 보여줬다. 처음부터 일말의 타협이 없었다. 영화에 들어갈 때부터 투자사 쪽에 이 장면은 무조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청불' 영화라고 못을 박았다"고 이야기했다.
김현정 앵커가 '그 장면이 없으면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지금쯤 천만이 넘을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고 묻자 우 감독은 "그건 모르는 거다. 더 안됐을 수도 있다. 그런 장면이 없었으면 아마도 분노가 덜 느껴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주연배우인 이병헌에게 불거진 스캔들로 위기를 맞았을 때, 우민호 감독은 이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사실 원래 일정대로 개봉하려면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아쉬움이 많이 있던 상태였다. 개봉 시기를 미루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 저는 그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다시 찍고 싶은 장면도 있었고, 편집도 더 해보고 후반작업을 조금 더 하자. 그게 영화 퀄리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우민호 감독은 2015년 한 해 동안 '사회고발성' 영화들이 승승장구한 이유가 대중의 답답한 지점을 건드린 것에 있다고 봤다.
그는 "상업영화가 그 시대를 반영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아마 지금 이 시대에서 대중들이 느끼는 답답함이나 그런 지점들을 영화가 건드린 것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