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사진=MBC 제공
제24대 별밤지기 백지영(40). 지난 11월 16일부터 MBC 표준FM '백지영의 별이 빛나는 밤에'(이상 별밤)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50일 남짓된 신참 DJ지만 입담은 베테랑 DJ 못잖았다.
지난 5일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2016 MBC라디오 신입 DJ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백지영은 얼굴에 웃음을 한가득 머금고 있었다. 절절한 감성 발라드로 팬들의 마음을 훔치고,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촌철살인 심사평을 날리는 그이지만 라디오 DJ는 난생 처음이다.
"50일이 금방 지나갔다"고 운을 뗀 백지영은 "2시간 동안 음악 틀고 청취자와 대화하는 게 전부다. 처음에는 '프로그램 구성이 좀 심심하지 않나' 싶었지만 방송에 참여하는 데 기쁨을 느끼는 분들이 많더라"고 웃었다.
'별밤'의 청취층은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다. 백지영은 "학창시절 '이문세의 별밤'을 듣고 자란 30~40대는 이 방송을 들으면서 그때의 향수를 느끼는 것 같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영향 때문인지 최근 10대 청취자도 부쩍 늘었다"고 했다. '응팔'에는 이문세가 진행하는 '별밤'에 정봉(안재홍)과 덕선(혜리)이 엽서로 사연을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청취자들은 별밤지기에게 어떤 고민을 털어놓을까. 백지영은 "10대들은 이성문제나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 20~30대는 사랑과 이별에 관해 많이 물어본다"면서 "요즘 10대는 저희 때와 달리 솔직하고 용기있고 표현이 직설적"이라고 웃었다.
가장 먼저 새벽을 여는 버스 운전기사, 밤늦게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들의 문자 사연을 접하면서 그는 세상을 배운다. "매일 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가 세상을 정말 모르고 살았구나'라고 저절로 깨닫게 돼요."
DJ를 보면서 아찔했던 순간도 있다. 백지영은 "노래 제목을 소개해야 하는데 기침이 나오려고 해서 애를 먹은 적이 있다. 하필 노래 제목도 015B의 '어디선가 나의 노래를 듣고 있을 너에게'였다"며 "노래할 때는 기침이 잘 안 나오는데, 멘트할 때는 기침을 참을 수 없더라"고 웃었다.
'별밤'하면 이문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혹시 이문세가 벽처럼 느껴진 적은 없을까.
백지영은 "오히려 감사하다. 이문세 씨 같은 선배 별밤지기들이 있어서 제가 더 관심을 받는 것 같다. 별밤지기라는 애칭도 '별밤' 아니면 못 얻는 타이틀 아닌가"라며 "저 역시 이문세의 '별밤'을 듣고 자란 세대다. 별밤지기로 청취자들과 만나는 것 자체가 감동이고, '응팔'에 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나온다는 사실에 어깨가 솟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는지 물었다.
"'응팔'에 나오는 박보검, 류준열, 라미란 씨 세 분이요. 그리고 제 진행 솜씨가 누가 안 될 때 이문세 씨를 꼭 초대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