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메르세데스-벤츠·폴크스바겐그룹 vs 포드·도요타 + 구글.'
카인포테인먼트시스템, 차량용 클라우드(Cloud) 등 스마트카 시장을 놓고 대륙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6 프레스데이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선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의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가 펼쳐졌다.
포드는 싱크(Sync)라는 음성인식 기술 기반의 IVI(인비이클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연내 일본 도요타와 '공유'하기로 했다.
도요타 차량에 포드가 자체 개발한 전장(電裝) 체제가 들어가는 셈이다.
도요타뿐만이 아니다. 포드는 혼다·푸조·시트로앵과도 협업할 계획이라고 한다. 협업 대상에는 현대차[005380]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날 포드 프레스 콘퍼런스의 관심은 온통 구글과의 조인트벤처(합작투자) 발표에 집중돼 있었다.
많은 외신 미디어들이 포드와 구글의 합작 소식을 기다렸지만 마크 필즈 포드 최고경영자(CEO)의 입에서는 끝내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포드와 구글의 협업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북미 자동차 업체들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반대로 대서양 건너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전혀 다른 방향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폴크스바겐그룹은 최근 '히어(Here)'라는 맵(지도) 회사를 인수했다.
원래 노키아 산하에 있던 지도 업체인 히어는 유럽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은 구글·애플의 소프트웨어를 쓰지 않고 독자적으로 맵을 장착한 카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꾸리겠다는 전략이다.
크게 보면 독일의 완성차 업체는 완성차 업체들끼리 뭉치고 북미 자동차업체는 IT기업인 구글·애플과 연대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이런 경쟁의 이면에는 자동차 업체와 IT 기업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도 깔려 있다.
주행정보·지도 등의 빅데이터를 보유한 IT 기업들은 차량용 클라우드를 완성하기 위해 자동차 업체들의 차량정보가 필요한데 자동차 업체들은 차량정보만큼은 차업계에서 지켜내야 한다는 논리로 IT기업과의 협업을 망설인다는 의미다.
CES 현장에서 자동차 업체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국민대학교 전자정보통신대학 전자공학부 정구민 교수는 "차량용 클라우드 이슈는 대륙간 경쟁구도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유럽과 북미 업체들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데 국내 자동차업계는 시작이 좀 늦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