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에브도' 테러 1주년에 파리 경찰관을 흉기로 공격하다 사살된 남성이 독일에서 난민 쉼터에 머무른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튀니지 출신인 이 남성은 '이슬람국가'(IS) 추종 행보로 이미 독일 당국의 위험인물 명단에도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의 난민 포용정책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레클링하우젠시(市)에서 망명 신청자 등 난민들에게 쉼터로 제공하는 숙소를 수색한 결과 문제의 남성이 해당 숙소에 살았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독일 경찰은 프랑스 경찰을 공격한 남성이 이전에 독일에서 불법 총기 소지와 마약밀매 등의 혐의로 단기 징역형을 산 적이 있으며 숙소 수색 결과 또 다른 공격을 계획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베 야콥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찰청장은 이 남성이 2013년 처음 독일에 와서 5년간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살면서 시리아와 모로코, 조지아 등 최소 3개 국적을 가진 7명의 다른 신분으로 위장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당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이 남성이 레클링하우젠에서 망명 신청자로 등록돼 있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독일 일간 디벨트와 주간지 슈피겔 등 현지 주요 매체들은 문제의 남성이 올해 초 레클링하우젠의 난민 쉼터 벽에 IS 마크를 그려놓았으며 IS 깃발 앞에 선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이 남성이 이 같은 IS 추종 행보로 독일 당국에 위험인물로 분류돼있었으며 2015년 12월에 행방을 감췄다고 전했다.
슈피겔은 또한 익명의 안보 당국자를 인용, 문제의 남성이 '왈리드 살리히'라는 이름으로 독일에서 난민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 등 프랑스 당국은 이 남성이 '타레크 벨가쳄'이라는 이름의 튀니지인으로 이 남성의 모친 등 가족들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사건 발생 직후 프랑스 경찰은 사살된 용의자를 모로코 출신 20대 남성으로 추정했다.
이 용의자는 정확히 샤를리 에브도 테러 1주년을 맞은 7일 오전 11시반께 파리 북부 구트 도르 경찰서에 흉기를 들고 경찰관에 달려들다가 사살됐다.
그는 가짜 폭탄 조끼를 입고 '알라는 위대하다'라는 아랍어 문장을 외치며 경찰관을 공격했으며 몸에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의 쪽지를 지니고 있었다.
이 남성과 관련해 범죄 전력과 IS 추종 행위, 독일 당국에 의해 위험인물로 분류돼 있으면서도 난민 쉼터에 살며 망명 신청을 했다는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메르켈 정부의 난민 정책을 둘러싼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최근 쾰른의 새해맞이 행사 도중 발생한 집단 성폭력 사태로 난민 수용정책을 놓고 논란이 격해지고 있다.
독일 경찰은 지난달 31일 쾰른 도심지 새해맞이 행사에서 접수된 범죄행위 379건 가운데 40%가 성폭력 사건이었으며 용의자 다수가 난민 신청자 등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이에 9일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극우 시위대와 이들을 비난하는 맞불 시위가 열렸으며 일부 극우 시위대는 과격 행동으로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