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제5대 민선 농협중앙회장 (사진=농협 제공)
회원 235만명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 회장에 김병원 전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이 새로 선출됐다.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 방식이 민선제로 전환된 이후 최초의 호남 출신이다.
NH농협은행과 하나로 유통 등 31개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농협조직의 새로운 수장에 호남 출신이 선출되면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 긴박하게 돌아갔던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농협중앙회는 12일 서울 중구 본관 대강당에서 대의원 292명 가운데 291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3대 중앙회 회장 선거를 실시했다.
이번 선거에는 영남 출신 3명과 서울 1명, 경기 1명, 호남 1명 등 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먼저, 1차 투표에서는 경기 출신의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이 104표로 1위를, 김병원 후보가 91표로 2위, 경남 합천 출신의 최덕규 후보가 74표로 3위를 차지해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 같은 1차 투표 결과는 당초 영남권 출신의 최덕규 후보가 1위를 차지하고 수도권의 이성희 후보가 2위권에 안착할 것이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결국, 1위와 2위 후보자가 2차 결선에 올라 투표를 진행한 결과 1차에서 2위를 차지했던 김병원 후보가 163표를 얻어 126표에 그친 이성희 후보를 물리치고 차기 농협중앙회 회장에 선출됐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영남권 출신 대의원 87명 가운데 상당수가 호남 출신의 김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협 관계자는 "애초 이번 중앙회장 선거는 경기.서울지역 농협들의 반 영남, 반 호남 정서가 강했지만, 영남과 호남 지역은 이에 맞서서 누가 2차 결선 투표에 올라가 든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서로 지지하기로 묵시적인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원 당선자는 1953년 생으로 전남 나주 출신이며 전남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 3선과 농협양곡 대표이사를 지냈다.
특히, 농협중앙회 회장 선출방식이 민선으로 전환된 이후 지금까지 경기와 영남 출신 4명의 회장이 당선됐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호남 출신이 당선됐다.
◇ 농협조직, 역대급 변화오나?새로 선출된 김병원 당선자는 앞으로 4년 동안 단임제로 농협조직을 이끌게 된다. 중앙회 회장은 전국 235만명의 회원과 NH농협은행 등 3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342조원의 거대 자산을 운영하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김 당선자는 일단 농협이 추진해 온 정책에 대해 큰 변화를 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원병 현 농협중앙회장 체제에서 NH무역과 농협양곡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정책적인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추진중인 농협 사업구조개편을 마무리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농협중앙회는
NH농협 금융지주를 분리한데 이어, 경제사업 분야도 별도의 지주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해마다 계속해 발생하고 있는 농협 조직원들의 각종 비리를 근절하고 조직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호남 출신의 회장이 처음 나왔기 때문에 인사 쇄신 차원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상되는데, 여기에 비리 근절을 위한 조직개편까지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