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문태영 김준일 주희정(사진 오른쪽부터) [사진/KBL]
프로농구 올스타전 휴식기 전후로 서울 삼성의 경기는 짜릿했다. 전주 KCC를 상대로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5반칙 퇴장을 당한 위기에서 역전승을 거뒀고 후반기 첫 경기였던 서울 SK와의 6-7위 승부에서는 19점 차 열세를 뒤집었다.
삼성의 2015-2016시즌을 되돌아보면 그동안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놓친 경기가 많았다. 그러나 에릭 와이즈가 가세하고 문태영이 자기 역할을 찾는 등 전력이 정비된 최근에는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이 꼽은 승부처에서의 강점은 크게 두 가지다. 제공권 우위와 베테랑들의 존재다.
삼성은 지난 13일 SK와의 경기에서 한때 19점 차로 뒤졌으나 3쿼터 막판부터 추격전을 개시해 결국 70-67로 승리했다. 고비 때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김준일이 공격리바운드를 잡았고 대부분 득점으로 이어졌다. SK는 수비를 잘 하고도 수비의 마무리인 리바운드를 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접전에서 리바운드는 언제나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또 하나는 베테랑들의 활약이다. 주희정과 문태영은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고 라틀리프도 이제 KBL 경험이 풍부해졌다.
주희정은 67-67 동점이던 4쿼터 마지막 공격 장면에 대해 "어차피 안 들어가도 연장전에 간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라틀리프와 2대2 공격을 했다"고 말했다.
여유를 갖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었지만 그 상황에서 실제로 여유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주희정은 마지막 공격에서 3점슛을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또 삼성은 경기 흐름에 따라 템포를 조절하는 능력도 키워가고 있다. 역시 베테랑들의 힘에서 비롯된다.
주희정은 Sk전 추격전에 대해 "후반에 템포를 끌어올려 만회가 가능했다. 패턴이 안될 때 얼리 오펜스를 통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희정은 자신의 장기인 빠른 공격 전개를 이끌었고 개인기가 탁월한 문태영이 얼리 오펜스를 주도하면서 역전의 발판이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