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제공)
한 해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토정비결'의 지은이로 알려진 토정 이지함(1517~1578)의 삶은 비범한 능력만큼이나 예사롭지 않았다. 이는 그가 팔도를 유랑하며 세상에 남긴 수많은 말과 행동들에서도 드러난다.
오는 9일(일) 밤 10시 3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KBS '역사저널 그날'에서는 설 기획 '토정비결, 희망을 꿈꾸다'를 통해 조선 선조 때의 학자로서 토정 이지함이 꿈꿨던 세상을 들여다본다.
이지함은 점, 천문, 음양, 술서 등에 모두 능했다고 전해진다. '선조수정실록' 11년 7월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아내의 가문에 길할 기운이 없으니 떠나지 않으면 장차 화가 미칠 것입니다' 하고는 마침내 가솔을 이끌고 떠났는데, 그 다음 날 모산수(장인) 집에 화가 일어났다."
결혼 뒤 처가에 머물던 이지함은 어느 날 가솔을 이끌고 집을 나서고, 얼마 안 돼 장인이 역모 혐의로 끌려간다. 처가의 멸문지화를 예언했던 것이다. 이지함은 별의 움직임을 보고 임진왜란을 예언했으며, 심지어 자신의 죽음까지도 예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민생 중시…이론에 치우치는 것 경계했던 실천가1573년 포천 현감으로 부임한 이지함은 고을의 가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도를 담은 상소를 올린다. 물고기와 소금 등 자원을 활용해 백성들의 삶의 질과 국가의 부를 증진시키자는 제안이었다.
실제로 그는 포천에 있으면서도 전라도와 황해도의 작은 섬에서 무엇이 나는지 알고, 그것을 이용하자고 주장했다. 이는 농업을 근간으로 하던 조선 사회에 가히 혁명적인 발언이었는데, 영국의 대표적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저서 '국부론'보다도 200년이나 앞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