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KBL)
"우리는 이지샷이 없다"
2015-2016 KCC 프로농구 1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말이다.
모비스 전력의 핵은 양동근이다. 최근 경기를 보면 모비스를 상대하는 팀이 양동근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짜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양 오리온은 '빅맨' 장재석과 최진수를 마크 맨으로 붙였고 서울 삼성과 전주 KCC는 대인방어 능력이 좋은 이관희와 신명호에게 양동근을 막으라는 특명을 내렸다.
그런 전략이 모비스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유재학 감독은 그래도 양동근은 포인트가드로서 자기 몫을 한다고 보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득점에 활로를 뚫어주기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문제다. 활로를 뚫을 선수가 많지 않다.
유재학 감독은 "상대 수비가 양동근에게 들이댈 때 외국인선수가 해결사로 나서 리듬을 이어가줘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 날이 있다. 지난 시즌까지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해주던 역할이다. 열심히 달려 득점 기회를 만들고 골밑에서 공을 따내 득점을 올리곤 했는데, 올 시즌 우리는 이지샷이 없다"며 아쉬워 했다.
양동근과 함지훈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정상급 득점력을 자랑하나 득점 외에도 해야 할 역할이 많은 선수들이다. 유재학 감독에 따르면 커스버트 빅터는 득점에 대한 욕심이 없다. 아이라 클라크가 해결사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시계 형님'은 올 시즌 다소 기복이 있다.
클라크는 시즌 평균 14.4점, 야투성공률 52.5%를 기록 중이나 모비스가 패한 최근 4경기에서는 평균 7.0점, 야투성공률 40.0%에 그쳤다.
이제 정규리그는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갑자기 '영웅'이 튀어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유재학 감독은 선수 탓만 하는 지도자는 아니다. 그 안에서 함께 고민한다. 그래서 유재학 감독은 시스템에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유재학 감독은 "외국인선수들에게 뭘 기대하기보다는, 함지훈을 포함해 클라크, 빅터 셋이 들어갔을 때 공격이 다소 빡빡하니까 앞으로 과감하게 더블포스트로 운영하는 게 어떨까 생각도 든다. 셋을 내보내는 이유가 골밑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인데 다들 외곽에서 돌며 던지기만 하니까 그리 위력적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