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제공)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우리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에피소드를 꾸려가는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이 시청자들에게 치유와 위로의 울림을 전하고 있다.
드라마 시그널은 간절한 신호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5화에서는 1989년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 해결 이후 6년이 지난 1995년, 무전이 다시 시작되면서 또 한 번 과거가 바뀌는 장면이 펼쳐졌다. 주로 부유층을 상대로 거액의 금품을 노린 '대도사건'을 다루면서, 이 사건을 성수대교 붕괴 참사를 떠올리게 만드는 극중 '한영대교 붕괴'와 절묘하게 연결짓는 모습이다.
현재를 사는 프로파일러 해영(이제훈 분)의 시간에서는 고작 6일이 지난 뒤였지만 과거의 형사 재한(조진웅 분)에게는 6년이 흐른 뒤 다시 무전이 시작됐다. 대도사건 수사로 지친 재한은 해영을 독촉해 얻어낸 단서로 수사를 진행, 평소 인연을 쌓아 온 오경태(정석용 분)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검거했다. 하지만 오경태를 연행하던 중 버스를 타고 가던 그의 딸 은지(박시은 분)가 한영대교 붕괴 사고로 추락해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진다.
이러한 과거로 인해 현재가 바뀌어 버린 상황에서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용의자로 오경태를 지목하고 검거에 나서지만, 이를 단순 납치로 보지 않았던 해영이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수현(김혜수 분)과 갈등을 빚는다.
6일(토) 저녁 8시 30분 방송되는 6화에서는 오경태가 어떤 이유로 납치를 계획하게 된 것인지, 대도사건의 진범은 누구인지가 밝혀진다. 오경태의 납치 동기를 알아챈 해영이 그의 행적을 추적하고, 수현이 납치된 신여진(최우리 분)의 행방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해영과 과거의 재한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시공을 넘어선 특별한 공조수사를 펼친다. 그르쳤던 일들을 바로 잡고자 하는 재한의 눈물은 다시 한 번 큰 울림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 "주스 2리터 정도 눈물 흘려야 범인 잡아…유족들은 얼마나 힘들겠냐"
시그널이 이번에 선택한,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사건은 성수대교 붕괴 참사였다. 극중 끊어진 다리 아래로 보이는 차량들. 우리는 이 장면을 잊을 수 없다. 1994년 10월 21일 오전 7시 30분쯤, 성수대교 상부 트러스 약 50m가 붕괴됐다.
이로 인해 붕괴 지점을 달리던 승합차 1대와 승용차 2대가 한강으로 추락했고, 걸쳐 있던 승용차 2대는 물속으로 빠졌다. 특히 시내버스 1대는 붕괴지점을 미처 통과하지 못한 채 차체가 뒤집혀 추락, 등굣길 학생 등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성수대교 붕괴로 모두 17명이 다쳤고 32명이 사망했다.
앞서 이 드라마에서 다룬 연쇄살인사건은 영화 '살인의 추억' 등으로도 널리 알려진 화성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에 바탕을 뒀다. 지난 1986년부터 1991년 사이, 무려 10차례에 걸쳐 발생한 이 사건의 피해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시그널 제작진은 주인공 재한을 이들 사건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인물로 그렸다. 서로에게 좋아하는 감정이 있으면서도 고백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연쇄살인의 마수 탓에 원경(이시아 분)을 잃은 제한을 통해,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인한 아픔이 우리네와 멀리 있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