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는 내 거야' 오리온 추일승(오른쪽부터), 동부 김영만, 인삼공사 김승기, 삼성 이상민 감독이 23일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트로피에 손을 얹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사진=KBL)
'2015-2016 KCC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가 열린 23일 한국농구연맹(KBL) 교육센터. 이날은 6강 PO에 진출한 3~6위 감독과 선수들이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해 4강 PO에 직행한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는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미디어데이는 4강 PO나 챔피언결정전을 방불케 했다. 비단 당면한 6강 PO 승리뿐이 아니라 다음 단계들인 4강 PO와 챔프전 진출, 나아가 우승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먼저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부터 포문을 열었다. 추 감독은 6위 원주 동부와 6강 PO 출사표를 묻자 "그동안 PO만 되면 팬들에게 희망 고문을 드렸는데 올 시즌에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오리온 포워드 이승현 역시 "지난 시즌은 6강 PO에서 아쉽게 5차전까지 가서 탈락했다"면서 "올 시즌은 멤버도 좋아졌기 때문에 꼭 챔프전 가서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승현이 데뷔한 지난 시즌 오리온은 창원 LG와 6강 PO에서 2승3패로 졌다.
PO 진출팀 중 가장 낮은 6위인 동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영만 감독은 "지난 시즌 남았던 아쉬움을 올 시즌에는 6강 PO부터 떨치도록 하겠다"고 맞받았다. 동부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고 챔프전에 올라 모비스에 전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가드 허웅도 "정규리그 때 부상 선수들이 많아서 고생했다"면서 "이제 김주성 형이 돌아왔으니 지난 시즌 못했던 1위(우승)를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팀 기둥 김주성은 올해 첫 날 무릎 부상을 당한 뒤 50일 가까이 결장했다가 시즌 막판 복귀해 2경기를 뛰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우리가 이긴다' 삼성 주희정(왼쪽부터), 오리온 이승현, 동부 허웅, 인삼공사 이정현이 23일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사진=KBL)
나머지 팀들도 불꽃 튀는 출사표를 던졌다. 4위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6강 PO에서 격돌할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에 대해 "선수 생활할 때는 이 감독에게 조금이 아니고 많이 밀렸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꼭 그때 못 다 이룬 꿈들을 감독으로서 다 누리고 이 감독을 이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주축 선수 오세근의 부상에 대해서도 "무릎에 뼛조각이 돌아다녀 수술을 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본인이 부상 투혼으로 어떻게 해서는 챔프전까지 가서 우승한다는 각오라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꼭 우승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상민 감독은 일단 "(감독 데뷔한) 지난 시즌 많이 배워서 올 시즌은 일단 6강을 목표로 잡아 만족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선수 시절부터 개인 목표를 높게 잡았다"면서 "일단 6강 목표를 달성했지만 많이 아쉬운 시즌이라 더 위로, 4강이 아니라 챔프전까지 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베테랑 가드 주희정도 "이 감독님이 예전 삼성 선수 시절 6강 PO에서 챔프전까지 갔던 기억이 있다"면서 "6강에서 승리하고 4강에서 이겨서 최소한 챔프전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들었다.
6강 PO는 오는 25일 인삼공사-삼성, 26일 오리온-동부의 1차전으로 5전3승제 시리즈가 펼쳐진다. 과연 이들 네 팀이 꾸고 있는 동상이몽이 과연 어떤 현실로 나타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