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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용. (오키나와=김동욱 기자)
일단 1군에 계속 붙어있어야죠."
나성용(28, 삼성)은 아직 선수 나성용보다 나성범(27, NC)의 형으로 더 유명하다. 연세대 시절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동생이 프로에서 타자로 전향해 승승장구하는 사이 나성용은 2011년 한화 입단 후 LG를 거쳐 삼성으로 이적했다. 동생과 달리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세 번째 팀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은 아쉽고 속상한 일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기회다. 삼성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나성용을 지명했다.
23일 기노완 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만난 나성용은 "처음 발표가 났을 때부터 뭔가 원하는 게 있으니까 나를 뽑았구나 싶었다"면서 "팀에서 확실히 원하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최대한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삼성이 원했던 오른손 대타 자리다. 삼성은 이승엽을 비롯해 최형우, 박한이, 채태인, 구자욱, 박해민 등 주축 타자 절반 이상이 좌타자다. 우타자였던 박석민은 NC로 이적했고, 야마이코 나바로는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새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가 가세했지만, 중요한 순간 한 방을 쳐줄 오른손 대타가 모자랐다.
나성용도 그 역할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나성용은 "홈런을 몇 개, 타율을 얼마를 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면서 "계속 1군에 붙어있으면서 팀에서 원하는 오른손 대타가 내 역할이니 그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나성용은 요코하마전에서도 적시타를 포함해 2안타를 치며 류중일 감독의 눈도장을 받
타격 실력은 이미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동안 기회를 못 잡았던 이유가 바로 수비 때문이다. 포수로 야구를 시작한 나성용은 경찰청 시절 송구 문제로 포지션을 바꿨다. 지난해에는 외야수로 뛰었고, 올해는 1루수 연습도 병행하고 있다.
나성용은 "지금까지는 계속 외야 위주로 했는데 요새는 1루 수비도 하고 있다. 1루를 계속할 것 같다"면서 "경기를 많이 못 나간 게 수비가 안 됐기 때문이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 10년 이상 포수를 하다 바꾼 터라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이 보이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도 외야보다는 1루로 나성용을 중용할 계획이다.
류중일 감독은 "늘 오른손 대타가 부족했다. 나성용을 오른손 대타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송구력이 떨어져서 외야는 어렵고, 1루가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포수를 그만두면서 미련도 남았다. 하지만 기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미련도 함께 버렸다.
나성용은 "처음 경찰청에서 포지션을 바꿨을 때 던지는 것을 줄이려고 감독님과 상의를 했다. 전역 후에는 내 의지였다"면서 "솔직히 처음 바꾸고 나서는 포수가 계속 하고 싶었다. 하지만 몸 상태도 안 되고, 실력도 안 된다는 걸 알았다. 포수로는 승산이 없다는 생각에 지금은 미련이 없다"고 털어놨다.
올해는 나성용에게 분명히 기회다. 동생의 조언 아래 풀타임 1군을 위해 꾸준히 체력 훈련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