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선배들이 새내기에게 술을 강권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페이스북 캡처)
건국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게임이 진행돼 논란이 인 가운데 이번엔 한양대가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신입생들에게 '총명탕'이라는 술을 만들어 강권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29일 한양대 등에 따르면 한양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새터(새내기 배움터) 끝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선배들이 강제로 술을 먹였다"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새내기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선배들이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새터비 6만원을 내고 왔으니 그만큼의 술을 먹어야 한다"며 "더 먹을수록 이득이라는 말 같지도 않은 논리로 술을 강권했다"고 적었다.
이 학생에 따르면 버스 안에서 선배들은 새내기에게 선배 뺨 때리기, 이마 치기 등 게임을 시킨 뒤, 미션을 수행하지 못하면 술을 마시게 했다.
또 선배 내신 외우기, 이름 외우기, 첫키스 장소 외우기, 좋아하는 치킨 메뉴 외우기를 시키고 틀릴 때마다 술 등을 섞어 만든 이른바 '총명탕'을 강권했다.
이 학생은 "새터비 6만원을 그런 쓰레기 같은 술을 먹으려고 낸 돈이냐"며 "이것이 애국한양의 문화냐"고 울분을 토했다.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오리엔테이션 논란에 대한 학생회 측의 사과문. (사진=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총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논란이 커지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정지윤 학생회장은 새터 기획단과 새터에 참가한 선배들을 대표해 학생회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정 회장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새내기들에게 선배의 내신과 첫키스 장소 등을 외우게 했고, 선배가 웃을 때까지 애교부리기를 강요했다"며 이를 외우지 못할 시 맥주 페트병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만든 총명탕을 마시게 한 점을 인정했다.
이어 "새터 진행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있었지만 이를 공유하지 않고 신입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함부로 발언하고 행동한 점 고개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함께 할 신입생의 입장을 고려하는 학과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건국대 생명환경과학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도 '25금 몸으로 말해요'라는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할만한 게임이 진행돼 논란이 일자 해당 단과대학 학생회가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